한때 중장년층의 소소한 여가활동으로 여겨졌던 파크골프가 이제 ‘대회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공식 후원사로 뛰어들어 수천만원대 상금과 부상을 내걸고, 우승 대학에는 1500만원 상당의 스크린 파크골프 시스템까지 기부한다. 전국대회에서는 우승 상금 1000만원을 넘어 최우수 선수에게 3000만원대 상금을 주는 대회가 등장했고, 총상금 2억원을 내건 대회도 열리고 있다. 파크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을 치는 시장’이 ‘대회를 만들고, 기업이 후원하고, 상금과 소비가 움직이는 시장’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의 참여 방식이다. 스크린 파크골프 전문 브랜드 임팩트파크골프는 SBS골프가 주최하는 ‘SBS 대학동문 파크골프 최강전’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대회 총상금과 부상 규모는 약 3000만원에 달하며, 우승 대학에는 1500만원 상당의 ‘임팩트 파크골프’ 스크린 시스템을 무상 기증한다. 대회에 제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대학의 파크골프 교육 환경과 인프라 구축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상금 경쟁은 이미 ‘생활체육대회’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2025년 열린 제1회 브라마배 전국파크골프대회는 총상금 2억원을 내걸었다. 전국 동호인 2304명이 참가했고, 예선 참가비는 5만원, 결선은 3만원이었다. 남녀부 우승자에게 각각 1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한 대회에서 억대 총상금이 등장하면서 파크골프 대회도 상금 규모가 흥행을 끌어올리는 주요 관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상위권 상금은 더 높다. 2024년 9월 강원 화천, 11월 경북 구미와 안동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는 최우수 선수에게 각각 3000만원의 상금을 내건 사례도 나왔다. 한 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에게 수천만원의 상금이 돌아가는 대회가 등장하면서 파크골프의 상금 체계도 기존 동호인 대회와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민간 기업이 직접 대회를 운영하면서 상금과 제품을 결합하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기가파크골프배 전국 스크린 파크골프대회’는 참가비 1만원에 남녀 각 1위 500만원, 2위 200만원, 3위 100만원을 지급했다. 4~10위에는 파크골프채와 가방 등 용품을 부상으로 제공했다. 참가비 1만원을 내고 우승하면 500만원을 받는 구조로, 참가비 대비 우승 상금이 500배에 달한다.
스크린 파크골프에서도 참가 규모를 키우며 대형 대회로 발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레저로가 개최한 ‘제3회 전국 스크린 파크골프 대회’는 1위 팀에 1000만원의 상금을 내걸었고, 남녀 각 250명씩 모두 500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결승에는 상위 40명이 참가해 남녀 혼합 포썸 방식으로 승부를 가렸다. 필드뿐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예선부터 본선과 결승까지 이어지는 전국 단위 경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열린 ‘레저로펏’ 전국대회도 총상금 1000만원 규모로 치러졌다. 남녀 부문별 1위 300만원, 2위 150만원, 3위 100만원을 지급했고 4~10위에는 파크골프채와 용품을 제공했다. 앞선 제3회 대회에는 1000여명이 예선에 도전해 최종 80명이 결승에 진출했다. 파크골프 대회가 필드와 스크린을 아우르며 참가 규모와 경쟁 방식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대회 운영 방식도 한층 대형화되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목포스포츠클럽이 공개한 ‘제1회 웅비 팔도 파크골프대회’ 계획안에는 상금과 경품을 합쳐 총 2억원 규모의 시상 계획이 담겼다. 8월1일부터 22일까지 함평파크골프장에서 예선 4회와 결선 1회로 진행하며, 예선은 회당 576명씩 총 2304명, 결선은 448명을 모집한다. 한 차례 대회를 넘어 여러 차례 예선과 결선을 거쳐 수천 명이 참여하는 대형 이벤트형 대회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예선과 결선 참가비는 각각 5만원이다. 모집 인원이 모두 채워진다고 가정하면 예선 참가비는 1억1520만원, 결선 참가비는 2240만원으로 총 1억3760만원에 이른다. 다만 이는 계획된 모집 정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으로 실제 참가비 수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총 2억원 역시 현금 상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금과 경품을 합산한 규모다.
파크골프 대회는 해외 원정으로도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11월3일부터 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산둥성 옌타이 룽커우시 난샨풍경구 내 난샨국제파크골프장에서 해외 파크골프 대회를 개최한다.
전국 동호회와 일반 참가자 3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대회에 연습 라운딩과 관광·미식 체험을 결합했다. 참가자들은 인천항에서 국제 카페리를 타고 출발해 선내에서 1박한 뒤 옌타이항에 도착한다. 경기만 치르는 대회가 아니라 이동·숙박·관광·식음까지 묶은 ‘스포츠 관광’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상금과 경품, 참가 특전을 합친 규모는 총 5000만원 상당이다. 남녀 종합 우승자에게 각각 150만원을 지급하고 준우승과 3위 입상자에게도 상금을 준다. 홀인원상·베스트드레서상·장수상 등 특별상과 럭키드로도 마련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10만원 상당의 파크골프 용품을 기념품으로 제공한다. 300명이 모두 참가할 경우 기념품 가치만 300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기업들과 여행업계가 파크골프 대회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시장 자체의 급성장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5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파크골프장은 2020년 254개에서 지난해 552개로 5년 만에 117.3% 증가했다. 5년 새 두 배를 훌쩍 넘긴 셈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 등록 회원도 같은 기간 약 4만5000명에서 약 22만9000명으로 늘었다. 약 18만4000명이 증가해 5년 만에 5.1배 규모로 불어났다. 골프장 증가율보다 등록 회원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만큼 대회에 참가할 잠재 수요도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회 시장의 확장은 기업의 마케팅 영역도 넓히고 있다. 임팩트파크골프처럼 스크린 시스템을 기부하는 기업이 등장하는 한편, 장비 업체는 골프채와 가방을 경품으로 제공하고, 여행사는 해외 대회와 관광을 결합한다. 대회를 중심으로 장비 판매와 브랜드 노출, 시설 보급, 관광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다.
파크골프가 ‘저렴하게 즐기는 생활체육’에서 ‘돈이 오가는 대회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특히 참가비를 받는 대규모 대회라면 참가비 사용처와 상금·경품 운영 기준, 환불 규정 등을 참가자에게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 대회 규모가 커지고 자금이 오갈수록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할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