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 절차 확정 앞두고 워싱턴 찾은 오픈AI 최고경영자 [이주의 워싱턴]

이 주의 워싱턴 - 세계의 시선이 쏠린 워싱턴의 한 주, 핵심과 맥락을 짚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미 의원들을 만나며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8월 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인공지능(AI) 행정명령에 따라 첨단 AI 모델에 대한 자발적 검토 절차를 최종 확정해야 하는 시점에 이와 관련한 자사의 입장을 전하기 위한 목적의 방문으로 풀이된다. 올트먼의 워싱턴 방문은 최근 오픈AI의 모델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벌인 해킹 사태와 맞물려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라파엘 워녹(민주·조지아주) 상원의원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규제 확정 앞두고 워싱턴 온 올트먼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올트먼은 29일(현지시간) 미 상원 상무위원장인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주)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공화·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존 허스티드(공화·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만났다. 또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주) 상원의원, 라파엘 워녹(민주·조지아주) 상원의원 등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의 새 모델과, 미국이 AI에 대해 열정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해킹 사건에 대해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조금(a little bit)”이라고 말했다.

 

올트먼은 앞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워싱턴에 머물면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도 만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올트먼이 이번주 워싱턴을 찾아 행정부와 의회의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은 일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지시한 최첨단 AI 안전성 평가 검증 체계 마련 시한이 8월 1일까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일 행정명령을 통해 60일 이내에 규제 대상 AI 모델 지정 관련 기준 등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오픈AI는 최근 앤트로픽, 구글과 함께 정부가 마련 중인 첨단 AI 모델 자발적 검토 절차 초안에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행정부·의회 관계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자사 입장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서명한 행정명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첫 연방 차원 AI 감독 조치로, AI 기술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AI 규제에 회의적이었던 것과 달리 이 행정명령은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일부 문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AI 규제 강화가 안보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미 의원들을 만나며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사진은 오픈AI의 Chat  앱 설치화면. AFP연합뉴스

◆‘반규제’ 올트먼 변했나

 

하지만 올트먼의 이번 워싱턴 행보는 GPT 모델이 보안 시험 과정에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적으로 해킹을 시도한 초유의 사태 직후 이뤄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정책 결정자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AI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사 앤트로픽이 AI 규제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것과 달리 오픈AI는 그동안 규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주(州) 정부 차원의 AI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연방 차원의 통일된 기준 마련을 주장해왔다. ‘리딩더퓨처(Leading the Future)’라는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을 통해 AI 규제 강화에 우호적인 후보들의 중간선거 경선 낙선 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해킹 사태를 계기로 다소 변화된 기류도 감지된다. 올트먼은 최근 팟캐스트 ‘인베스트 라이크 더 베스트(Invest Like the Best)’에 출연해 “사회가 새로운 역량 수준에 적응할 시간을 벌기 위해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상원에서 추진 중인 AI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 입법에 대해서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AI와 앤트로픽 임직원들 역시 최근 정부가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과 거버넌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공개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오픈AI의 규제 철학 자체가 바뀌었다는 의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크리스 르헤인 오픈AI 최고대외협력책임자는 “입법 절차를 통해 마련되는 국가 차원의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