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만 내던 시대는 지났다”…보험·첫 끼·세탁까지 달라진 재난 구호

유니클로가 집중호우와 태풍 등 여름철 자연재난에 대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6억원을 기탁했다.

 

유니클로 제공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성금은 재난 취약계층의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재민 긴급구호와 피해 주민의 일상 회복을 돕는 데 사용된다.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태풍과 호우, 홍수, 강풍, 대설, 지진 등으로 주택이나 온실, 소상공인의 상가·공장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상하는 정책보험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지만 경제적 부담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가입하지 못하는 재난 취약계층이 적지 않다.

 

유니클로는 성금 일부를 이들의 보험료 지원에 투입해 재난이 발생하기 전부터 피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 재난 발생 시 구호물품 지원과 피해 복구, 이재민 생활 안정 사업 등에 활용된다.

 

유니클로와 희망브리지의 협력은 2018년 시작돼 올해로 9년째를 맞았다. 유니클로는 지난 1월에도 재난 발생 시 이재민에게 전달할 ‘이재민 긴급구호키트’ 제작을 위해 희망브리지에 2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유니클로는 한파와 산불 등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호키트를 사전에 제작해 비축하기로 했다.

 

제작된 구호키트는 경기 파주와 경남 함양에 있는 희망브리지 재해구호물류센터에 보관된다. 산불이나 수해가 발생하면 피해 지역으로 옮겨져 임시주거시설 등에 머무는 이재민에게 전달된다.

 

이번 성금까지 합하면 유니클로가 희망브리지를 통해 긴급구호와 피해 복구 등에 지원한 누적 기부액은 약 27억6112만원이다.

 

기업과 민간단체의 재난 지원 방식도 단순한 성금 기부에서 보험 가입과 식사, 위생 관리 등 생활 밀착형 지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희망브리지는 지난 6월 본아이에프와 ‘재난현장 긴급 식사지원 및 모금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 주민과 현장 구호 인력에게 첫 끼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식사 지원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희망브리지는 폭염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노원구 공릉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독거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등 50가구의 세탁물을 수거한 뒤 세탁과 건조, 배달까지 지원했다. 현장에는 5.5t 규모의 특수 세탁 구호차량 2대가 투입됐다.

 

희망브리지는 샴푸와 비누, 칫솔 등 위생용품으로 구성된 ‘마음샤워꾸러미’ 500세트도 함께 전달했다. 해당 활동은 폭염 재난 대응 캠페인 ‘시원한 여름날’의 하나로 마련됐다.

 

재난 구호기관과 자원봉사 조직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희망브리지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재난 구호 전문성과 전국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연계하고, 예방과 대비부터 긴급구호·복구까지 재난 전 과정을 아우르는 대응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재난이 반복되면서 기업의 지원도 피해가 발생한 뒤 성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과 현장 대응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보험 가입부터 구호물품, 식사, 위생 관리까지 피해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얼마나 신속하고 촘촘하게 연결하느냐가 사회공헌의 실효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