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필자의 동물권 강연에서 청중이 물었다. “벌레에게도 권리가 있나요?” 가벼운 질문처럼 들렸지만 답은 쉽지 않았다. 어떤 동물까지 먹어도 되는지, 어디까지 법으로 보호할지는 동물정책을 만들 때마다 되풀이되는 경계의 문제다.
동물윤리와 법에서 널리 쓰이는 기준은 감응력, 곧 고통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피터 싱어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의 이익은 종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의 법제는 척추동물을 기본적인 보호 범위로 삼아 왔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과학적 연구에 따라 그 범위를 무척추동물로 넓히고 있다. 영국은 2022년 법으로 문어, 게 등 두족류와 십각류를 감응력 있는 존재로 인정했다.
반면 우리 동물보호법이 보호하는 동물의 범위는 지나치게 좁다. 척추동물 중에서도 포유류·조류와 달리 파충류·양서류·어류는 식용 목적이면 법상 ‘동물’에서 제외된다. 집회에서 살아 있는 어류를 아스팔트 바닥에 내던진 사건, 산천어 축제 고발 사건에서도 검찰은 해당 어류가 식용으로 양식됐다는 이유로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같은 동물이 고통을 입어도 인간이 붙인 용도에 따라 법 적용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게다가 ‘식용 목적’의 의미도 해석상 논란을 낳는다. 우리 법도 최소한 모든 척추동물이 동물보호법의 적용을 받도록 범위를 넓혀야 한다.
박주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