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30일 경남 양산의 기온이 이틀 연속 40도를 넘고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기록적인 폭염 피해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비까지 좀처럼 내리지 않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저수지와 댐이 말라가면서 농작물 생육과 농업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닭과 돼지 등 가축 폐사가 빠르게 늘고 전남에서는 고수온으로 양식어류 피해까지 발생하는 등 폭염과 가뭄이 농축수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야외 작업장에서의 피해도 잇따랐다.
전날 오후 3시 42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잔디를 옮기던 60대 조경 작업자가 열탈진 증세로 쓰러져 응급처치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낮 12시 43분께 경기 양주시 한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휴식 중이던 60대 근로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천에서도 전날 실외 사업장 등에서 5명이 열탈진 등 증상을 보였고, 강원 고성에서는 주택 지붕 공사를 마치고 쉬던 40대 작업자가 쓰러졌다.
◇ 가뭄 확산에 저수율 급락…가축·양식어류 폐사도 잇따라
폭염에 강수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농업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남에서는 밀양·양산·의령 등 3곳에 농업용수 가뭄 '경계' 단계가 내려졌다.
전날까지 밀양과 양산 등 2곳이었던 경계 지역에 의령이 이날 추가됐다.
경계 단계는 논 저수율이 평년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심한 가뭄 상태일 때 내려진다.
밀양지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2%로 평년의 42.7% 수준에 그쳤고, 무안면 백안저수지 저수율은 1.2%까지 떨어졌다.
경북지역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지난 27일 기준 58.2%로 평년 71.6%를 밑돌았다.
부항댐과 운문댐, 영천댐, 안동댐, 임하댐 등 경북 주요 댐 저수율은 20∼40%대에 머물렀다.
전북지역 2천153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8.1%로 평년 72%보다 낮았으며, 섬진댐 저수율은 26.9%까지 떨어져 일부 공급지역에서 요일제 급수가 시행됐다.
광주·전남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 저수율도 41.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포인트 낮았다.
제주에서는 토양수분 관측지점 39곳 중 28곳이 '수분 부족'이나 '수분 매우 부족' 상태로 나타나 최근 파종한 콩의 발아와 당근 파종에 차질이 우려된다.
가축 피해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경북에서는 닭 7만4천318마리와 돼지 6천12마리 등 가축 8만330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전남에서는 전날 하루에만 닭과 오리, 돼지 등 3만7천345마리가 폐사했다.
전남지역 일부 양식어가에서는 고수온으로 넙치 7만5천마리가 폐사해 6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돼 폭염이 양식어류 피해로 확산했다.
◇ 당분간 무더위 지속…지자체 폭염·가뭄 대응 총력
각 지지자체마다 농업용수 확보와 농·축·수산물 피해 예방 등 폭염·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다.
경남도는 전날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해 가뭄대책사업비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이날 관계기관과 농업용수 확보 대책 등을 논의했다.
경북 포항시는 긴급예산 6천500만원을 투입해 하천 굴착과 다단양수 작업을 진행하고 관정 신설과 용수로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형산강 수위 저하와 해수 역류로 유강정수장 취수원의 염도가 높아지자 취수원을 형산강에서 영천댐과 임하댐으로 변경했다.
전북도는 섬진강댐 동진농업용수 공급량을 조정하고 인근 저수지 물 채우기와 저수지 간 용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농작물 가뭄대책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공공관정 904곳과 양수기 318대, 급수탑 206곳 등을 활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부산 서부·중부와 경남 양산·창원·김해·밀양·의령·창녕에는 폭염중대경보가,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오후 3시까지 최고기온은 경남 양산 40.3도, 부산 북구 39.0도, 경남 김해 38.8도, 북창원 38.7도, 창원 38.5도, 부산 38.3도 등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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