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한다. 한·중 양국 외교부가 내달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추진하는 데에 공감대를 이루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왕 부장 방한에 대해 중국 측과 실무적으로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했다. 8월 19~20일이 유력하다. 이번 방한이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한·중 간 실질적 협력 관계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더구나 그의 방한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월 국빈 방중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급이 한국을 찾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외교가의 관심이 지대하다. 왕 부장은 이번 방한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 현안 및 북·중 관계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중·러의 전략적 밀착으로 한반도 주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4년 6월 평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동맹 조약을 체결한 뒤 그해 10월 러시아에 파병을 시작하는 등 네 차례에 걸쳐 약 2만명의 병력을 파견하며 관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병력 3만명을 추가로 파견받아 접경지에 배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심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건 우리에겐 큰 위협이다. 중국도 지난달 시진핑 주석에 이어 최근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까지 북한을 찾으면서 결속을 과시했다.
반면 지난 1월 이 대통령의 방중에서는 양국 간 교류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지만 한한령 해제·서해 불법구조물 해체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실질적 해법을 찾지 못했다. 왕 부장 방한이 한·미 동맹이나 한·미·일 협력 토대를 유지하는 속에서 그간 소원해진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복원하는 실용외교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