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상업화 반발에 ‘당근책’ 트럼프 사위 일가 관여도 논란 UEFA “누구도 축구 소유 못 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등 주요 국제축구대회의 상업권 판매와 운영을 통합할 자회사를 만들기 위해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에 최대 4000만달러(약 580억원)의 ‘당근’을 내걸고 지지 확보에 나섰다. 9월까지 이 계획을 승인하면 거액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반대할 경우 지원금이 270만달러(약 39억원)에 그칠 수 있어 돈으로 회원국들의 동의를 끌어내려 한다는 지적이다.
외신들이 30일 전한 바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사진) FIFA 회장은 최근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에 9월19일까지 FIFA의 계획을 지지할 경우 협회당 40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 가운데 2000만달러(약 290억원)는 선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지원금은 총 100억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에서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FIFA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은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라는 별도 자회사 설립이다. 신설 법인이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의 상업권 판매와 운영을 통합하고, 이후 지분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FIFA는 신설 법인의 기업가치를 약 200억달러(약 29조원)로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 최대 42억달러(약 6조원)를 조달하기 위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및 외부 투자자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FIFA의 구상은 시작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특히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형제인 조슈아 쿠슈너가 설립한 트라이브 캐피털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미국 CNBC의 보도가 나와 시선이 곱지 않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FIFA의 계획에 대해 “반대가 상당하며 계속 커지고 있다”며 “FIFA는 더는 우리 스포츠를 이용해 자신들과 측근을 부유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UEFA는 “축구의 정신과 거버넌스는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며 “우리 누구도 축구의 소유자가 아니고, FIFA가 팔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UEFA뿐 아니라 잉글랜드축구협회(FA),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아시아축구연맹(AFC) 등도 문제를 제기했다. FA는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조건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CONCACAF는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AFC 역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FIFA의 계획이 경쟁법과 충돌할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글렌 미칼레프 EU 스포츠 담당 집행위원은 FIFA를 겨냥해 “축구의 끝없는 상업화는 이제 (축구를) 좀먹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하며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FIFA의 계획이 실제로 추진되려면 38명으로 구성된 FIFA 평의회의 승인과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FIFA는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평의회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