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청문회 소환된 코로나 방역수장 ‘111회 입 꾹’

공화 ‘中 기원설’ 추궁… 민주 “함정”
파우치, 보복 기소 우려 답변 거부
NYT “실익 없는 정치적 쇼” 비판

미국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했던 앤서니 파우치(사진) 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100번이 넘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정치쇼’, ‘파우치 전 소장 망신주기 쇼’를 벌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한 파우치 전 소장은 보수 진영을 향해 “나를 기소하는 데 집착하고, 반복적인 비방을 하고 있다”며 “이 청문회에 소환된 이유도 감옥에 갇힐 만한 발언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1984년부터 NIAID 소장을 역임한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 초기까지 코로나19 대응 사령탑 역할을 하고 2022년 은퇴했다.



공화당이 주도한 이번 청문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시작됐다는 주장과 당시 팬데믹 대응이 적절했는지 묻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모두 “수정헌법 5조에 따라 답변을 거부한다”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그는 “오늘은 무슨 요일인가” “넥타이는 무슨 색인가” 등의 질문에서 수정헌법 5조를 내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묵비권 행사가 111회에 달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측은 그를 옹호했다. 매기 하산 민주당 상원의원은 “(파우치 전 소장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기획된 청문회에 출석해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 후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파우치 전 소장의 답변 거부를 의회 모독죄로 기소하겠다며 표결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가 끝난 후 “코로나19는 재앙이었지만, 파우치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정치적 목적으로 열린 실익 없는 청문회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청문회에 대해 “워싱턴 정가의 쇼 같았다”며 “그를 둘러싼 깊은 당파적 분열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