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협상 평행선…'적자시 임금조정'에 구성원 반발

사측, 성과급 일부 주식 지급안도 고수…노조 "수용불가"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4차 본교섭에서도 성과급 지급 방식과 임금 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이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과 함께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노측의 반발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31일 SK하이닉스 노조가 공개한 4차 노사 본교섭 회의록에 따르면 사측은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안과 적자 시 임금 조정 등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의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제안을 4차 본교섭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 중"이라고 밝혔다.

적자 시 사실상 임금 삭감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측의 제안이 이번에 새로 공개되면서 노측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증권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250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다운턴(하락기)이었던 2023년 연간 7조7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어, 이번 사측의 제시안에 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은 물론 임금 조정 방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이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PS 지급액의 80%는 당해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성과급 체계가 유지될 경우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S 재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의 10%를 전체 임직원 수(약 3만5천명)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약 7억원(세전) 수준이다. 실제 지급액은 직급과 개인별 평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올해 교섭에서 회사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면서 성과급 체계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지난 3차 본교섭에서 "회사의 성과급 안은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합의의 취지와 기본 방향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사는 다음 주 5차 본교섭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성과급 지급 방식과 적자 시 임금 조정 방안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