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했는데 몰랐다… 미군 무인기 오인이 드러낸 軍 정보공유 공백

미군은 1군단에 통보…상급부대 전달은 안돼
잇따른 정보공유 논란…軍 지휘체계 점검 필요

지난 30일 경기 파주 전방에서 연합훈련 중이던 미 해병대 무인기를 군이 북한 비행체로 오인한 사건과 관련, 한·미 군 당국 정보공유 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시 미 해병대 무인기는 파주 휴전선 인근 스토리 사격장 근처에서 발견됐다. 이곳에선 한·미 해병대 케이맵(KMEP) 연합훈련 중이었다.

 

미 해병대원들이 VXE-30 무인기 옆에 서 있다. 미 해병대 제공

81㎜ 박격포 연습탄을 쏘고 무인기로 표적을 확인하는 훈련이었는데, 인근 부대는 미 해병대 무인기가 일대를 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에 군은 적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고 격추 준비를 했다.

 

다만 추적 감시를 통해 해당 무인기가 미 해병대 소속임을 확인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군은 무인기 비행계획을 포함한 연합훈련 계획을 사전에 한국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접경지역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려면 한국군 관할부대에 비행계획을 사전에 알리고, 관할부대가 육군지상작전사령부나 공군작전사령부에 전달해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이번 훈련에서는 육군 1군단이 담당하게 되어 있다.

 

주한미군은 1군단에 비행계획을 통보했지만, 지작사나 공작사에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작사는 사건 당일까지 해당 무인기의 비행 계획을 알지 못한 채 ‘두루미’ 태세를 발령했다.

 

미 해병대 VXE-30 무인기가 비행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1군단에서 상급부대에 미 해병대 무인기 비행을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미군의 비행계획 승인 요청 등과 관련해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합참 관계자는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1군단을 방문해 전반적인 사안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한·미 간 소통 과정과 절차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협조 절차를 포함한 당시 상황과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한국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한·미 또는 한국군 내 의사소통 및 정보공유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일선부대에서 상급부대로 정보가 전파되는 도중 관련 정보 공유가 끊어지는 모양새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육군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일반전초(GOP)와 최전방 소초(GP)에서 K6 중기관총에 실탄 삽탄을 하지 않은 채 경계 작전을 해왔는데, 지작사는 파악을 했으나 합동참모본부는 알지 못했다.

 

지난 2월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서해상으로 대거 출격하자 중국군 전투기들이 출격하며 대치 상황이 벌어졌고, 군은 주한미군이 훈련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지 않았다며 항의한 바 있다.

 

이에 주한미군은 훈련 계획을 한국군에 사전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주한미군은 공작사 등에 훈련을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군 내 조직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와 인사 적체가 겹치면서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대대적인 군 인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 수뇌부 인사들도 있었다. 드론작전사령부를 비롯한 조직들도 개편됐다. 

 

군 안팎에선 업무 처리 등에 공백이 발생할 위험과 더불어 특검 수사와 징계 등을 의식해서 업무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일선 부대와 중간 관리자들이 적극적으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전문성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