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도 폭염에 강바닥도 말랐다…“극한가뭄 6년 지속 땐 10조원 피해”

경남 양산, 41.4도…기상관측 사상 처음
경남 3개 시군 농업가뭄 ‘경계’…남부 주요댐 저수율 하락
“한강권역 최악 가뭄 6년 지속 땐 10조원 피해”
정부, 긴급대책회의…용수공급 대책 마련

경남 양산이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낮 기온 41.4도를 기록하는 등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극한 폭염과 가뭄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 그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1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 양산의 자동기상관측장비(AWS)상 기온이 이날 오후 1시49분 기준 41.4도를 기록하며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폭염에 더해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영·호남 지역의 강바닥이 마르고 있다.

가뭄으로 메마른 땅. 뉴시스

◆TK, 강수량 평년 71% 수준…경남은 농업가뭄 ‘경계’ 단계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밀양·양산·의령 3개 시군에는 농업가뭄 ‘경계’ 단계가 발령돼 있다.

 

창원·진주·김해·거제·창녕·하동·산청 등 7개 시군에는 ‘주의’ 단계가, 거창과 함양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에는 ‘관심’ 단계가 내려져 있다.

 

대구·경북 지역 또한 지난 1개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70.8% 수준에 그치면서 운문댐이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밀양댐 34.4%, 섬진강댐 26.6% 등 남부지역 주요댐의 저수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뭄 발생 빈도 및 강도는 지난 10여년 사이 더욱 잦아지고 강해졌다. 지난 2014~2015년 충남 가뭄과 2022~2023년 광주・전남 가뭄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극한가뭄이 장기화하는 경향도 짙어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대부분 국가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특히 그중 가뭄 피해가 21세기 말까지 5~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를 하루 앞둔 22일 가뭄 '심각' 단계인 경북 청도군 운문댐의 저수율이 28.7%(이날 오후 3시 기준)까지 떨어지며 평소 물속에 잠겨 있던 메마른 토사가 수면 위로 훤히 드러나 있다. 뉴시스

◆“최악 가뭄 6년 지속 시, 경제적 피해 10조원”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최악의 가뭄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 약 1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2월 펴낸 ‘극한가뭄 시나리오에 따른 물부족 리스크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최악의 가뭄이 6년간 지속되는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소양강댐에서 약 6개월, 충주댐에서 약 4개월간 용수공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뭄 5년차에 접어들면 한강유역에 생활용수 4.7억㎥, 공업용수 4.5억㎥, 농업용수 1.7억㎥ 등 약 10억㎥의 물 부족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강 유역 댐의 저수량이 역대 최저였던 1988년 7월1일의 상황에서 출발해, 한강권역 내 각 유역에서 과거 하천유출량이 가장 적었던 조건이 6년 연속 반복된다고 가정해 분석한 결과다. 전국이 아닌 한강권역만을 대상으로 산정한 수치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금액은 생활용수 약 1.5조원, 공업용수 약 7.7조원, 농업용수 약 820억 원으로 총 피해금액은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극한 가뭄 상황에 대비해 댐 용수의 효율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전국 다목적댐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용 계약자 193곳을 대상으로 2023년 계약량과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37.3%의 사용자는 계약량 대비 70% 이하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원의 수리시설물 건설을 추가하기에 앞서 댐 용수의 효율적 활용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가뭄대응상황 긴급대책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정부, 긴급대책회의…“도수로 가동·농업용수 감량 등 검토”

 

올해 남부지역 가뭄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오후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남부지역 가뭄 대응 관련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기상청, 한국수자원공사 및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등 가뭄 영향권에 있는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석했다.

 

회의 결과 기후부는 운문댐의 경우 현재 하천유지용수 감량 및 낙동강, 금호강 대체취수를 통해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가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호강 도수로 가동 등을 통해 생활‧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8월 초 가뭄 관리 단계가 ‘경계’ 단계로 상향될 것으로 전망되는 밀양댐, 섬진강댐의 경우 생활‧공업용수를 하천수 등 타 수원으로 대체해 공급하거나, 농업용수를 일부 감량하는 등 선제적으로 가뭄에 대응하는 방식도 고려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용수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뭄 상황이 완화될 때까지 주요댐의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기관별 대비 태세를 더욱 철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