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은 쫄깃한 식감 덕에 전골류 등 국물요리나 전, 나물 등에 널리 쓰이는 식재료다. 하지만 조리 방식에 따라 표고버섯 특유의 성분이 자칫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섭취 시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식재료는 표고버섯뿐만이 아니다. 표고버섯부터 망고, 라임까지 자칫 피부염을 야기할 수 있는 식재료 속 천연 독성과 예방법을 짚었다.
◆ 표고버섯 먹었을 뿐인데…등에 생긴 채찍 자국 ‘표고버섯 피부염’
생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히지 않은 표고버섯을 섭취하면 ‘표고버섯 피부염(shiitake dermatitis)’이 생길 수 있다. 1977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 염증은 채찍으로 맞은 듯한 선형 발진이 특징이다. 섭취 후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5일 정도가 지나면 몸통과 팔다리를 중심으로 가려움과 함께 피부 병변이 생기며, 부종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표고버섯 피부염의 원인은 표고버섯 속 ‘렌티난(Lentinan)’이라는 다당류 성분이다. 렌티난은 항암 효과를 가지는 이로운 성분이지만, 익히지 않은 상태로 섭취해 체내에 흡수되면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민감한 피부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렌티난이 백혈구의 단백질 활성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염증 유발 물질로 바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표고버섯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열을 충분히 가해 조리해야 한다. 145도가 넘는 온도에서 표고버섯을 익히면 렌티난이 파괴된다.
만약 이미 피부염이 발생했다면, 알레르기성 반응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통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 ‘망고 갈비’ 주의해야…‘옻’처럼 피부 뒤집어질 수 있다
망고는 진한 달콤함으로 인기가 많은 과일이다. 하지만 섭취 방식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씨앗 주변에 남은 과육, 이른바 ‘망고 갈비’를 입으로 뜯어 먹다가 입술 주변과 구강 점막에 피부염을 겪는 경우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망고는 ‘옻나무과 식물’에 속한다. 망고의 껍질과 씨앗 주변 과육에는 옻 알레르기 유발 성분인 우루시올(Urushiol)과 구조가 유사한 물질이 들어 있어, 옻에 민감한 사람에게 교차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성분이 피부나 점막에 닿으면 접촉 부위가 붉게 부풀어 오르고 극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물집(수포)이나 진물이 생길 수 있다.
망고로 인한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껍질과 씨앗을 제거한 후 과육만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씨앗 부위를 입으로 직접 물어뜯거나 맨손으로 껍질을 제거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 라임즙 피부에 묻은 상태서 햇빛 봤더니…‘식물광피부염’
라임이나 레몬, 셀러리, 무화과 등을 손질하거나 즙을 짠 뒤 곧바로 야외 활동을 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즙이 묻은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식물 속 화학 성분이 반응해 ‘식물광피부염(Phytophotodermatitis)’이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 아닌 접촉성 피부염의 일종이다.
원인은 이들 식물에 함유된 천연 화학물질 ‘푸라노쿠마린(Furanocoumarin)’이다. 이 성분이 묻은 피부가 햇빛을 받으면 활성화돼 피부를 자극하는데, 즙이 흘러내리거나 문지른 자국 그대로 피부가 붉어지고 화상을 입은 듯한 통증과 물집(수포)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식물광피부염을 예방하려면 손질 직후 비누와 물로 손과 피부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야외 활동 중 즙이 피부에 묻었다면 즉시 그늘로 이동해 씻어내고, 자외선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식재료 속에도 조리법이나 섭취 방식을 조금만 소홀히 하면 피부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분들이 숨어 있다. 대부분 충분히 익히거나, 씨앗·껍질 등 특정 부위와의 접촉을 피하고, 즙이 묻었을 때 빠르게 씻어내는 등 간단한 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식재료별 특성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