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두산 SK실트론 최종 인수

SK실트론 지분 70.6% 인수…2조 3000억 원 규모
실트론 상장 안해... ㈜두산 주주가치 제고할 것

웨이퍼 제조회사 SK실트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두산이 최종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3000억원 규모에 인수한다. 반도체 사업이 어렵던 매각 당시와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초호황이 이어지면서 SK가 실트론을 매각하지 않거나 비싸게 팔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지만, 양사는 원만하게 협상을 마무리했다.

 

㈜SK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SK실트론 지분 70.6%를 매각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두산 역시 이사회에서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인수 금액은 2조 3000억원 규모로, 향후 매매대금 조정 과정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서울 두산 본사 사옥 전경. 두산 제공

SK실트론은 1983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2조 원, 영업이익은 4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가 제조하는 웨이퍼는 반도체 칩 생산 토대가 되는 핵심 소재다. 반도체 칩은 웨이퍼에 전기 회로를 새기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진다.반도체 전공정 모든 과정은 웨이퍼 표면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웨이퍼 품질이 반도체 생산 전체 수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이유로 웨이퍼 제조는 기술과 품질이 집약된 고부가 소재 사업으로 분류돼 신규 진입이 어려운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글로벌 실리콘(Si) 웨이퍼 시장은 SK실트론을 포함한 5개 기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한다.

 

SK 실트론은 300㎜(12인치), 200㎜(8인치) 반도체용 실리콘(Si) 웨이퍼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12인치 웨이퍼는 글로벌 시장 TOP 3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퍼 생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SK실트론은 최고 알짜기업으로도 꼽혔다.

 

SK실트론 매각 결정이 난 지난해만 해도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았다. 반도체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SK그룹은 SK실트론을 매각 대상에 올렸고, 2025년 12월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살아나는 것을 넘어 초호황으로 바뀌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SK 회사 안팎으로 알짜 기업을 성급히 판다는 지적이 흘러나왔다. 협상은 7개월 째 지속됐고, 자본시장에선 SK가 아예 매각을 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다만 우려와 달리, SK그룹은 최종 매각을 결정했다. 이로써 두산은 이번 SK실트론 인수로 반도체 테스트를 하는 기존 후공정 사업에 이어 웨이퍼를 제조하는 전공정까지 사업 영토를 넓히면서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반도체 사업 강화 기대감에 힙입어 31일 ㈜두산 주가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두산은 향후 실트론 웨이퍼 사업이 연평균 7%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31년 실트론의 매출 목표를 약 3조 원으로 잡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실트론은 상장하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두산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