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이민자 5만명 난입’ 세우타는 어떤 곳… “아프리카·EU 관문”

스페인령 세우타에 하루 사이 5만명 가까운 이민자가 무단 입국하면서 국경이 마비되는 등 대혼란을 겪자 이 곳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우타는 아프리카와 유럽연합(EU)을 육로로 잇는 ‘유이’한 지역이어서, 이민자로 인한 갈등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세우타는 1580년부터 스페인령이었으며, 스페인인과 모로코인 약 8만4000명이 거주 중이다. 약 400㎞ 떨어진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멜리야와 함께 EU와 아프리카가 만나는 두 곳뿐인 육로 국경이다.

 

31일(현지시간) 스페인령 세우타로 몰려든 이민자들이 진입을 위해 줄을 잇고 있다. 세우타=로이터연합뉴스

세우타는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지브롤터 해협과 가깝고, 멜리야는 모로코 북동쪽 국경과 닿는다. 두 곳 모두 모로코와 국경을 마주한 곳으로, 모로코는 세우타와 멜리야를 스페인 영토로 공식 인정하지 않는다. 모로코는 해당 영토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지만, 스페인은 모로코라는 국가가 만들어지기 수 세기 전부터 자국 영토였다는 이유를 들며 거부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스페인에 속하고자 하는 여론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들은 이곳을 통한 밀입국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2021년 5월에는 모로코 정부가 국경을 열어 약 8000명의 아프리카 이민자가 이틀만에 세우타로 쏟아져 들어오기도 했다. 모로코와 영토 분쟁 중인 서사하라의 독립 지도자가 스페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허용한 데 따른 모로코 정부의 보복 조치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멜리야에서도 2022년 6월 수천명의 이주민이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하다 스페인 보안군과 충돌하면서 37명이 숨지기도 했다. 

 

31일(현지시간) 스페인령 모로코에서 보트에 몸을 맡긴 이민자들이 해변에서 걸어나와 스페인 국경 진입을 시도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세우타=AFP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우타에 도착하기 위해 이주민들은 모로코 서북부 도시 프니테크에서 약 5㎞를 헤엄쳐 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세우타 당국은 지난해에만 인근 해상에서 시신 60구를 발견했다. 이번 대량 입국 과정에서도 수천명이 소형 보트나 튜브 등에 몸을 싣고 세우타로 향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수 올라왔다.

 

그럼에도 세우타와 멜리야로 유입되는 이민자 수는 카나리아 제도와 발레아레스 제도를 통해 스페인에 도착하는 경우보다 적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카나리아 제도는 말리, 세네갈 등 서아프리카 국가와 약 130㎞ 떨어져 매년 수만명의 이민자가 유입된다. 지중해에 위치한 발레아레스 제도는 스페인 본토와 약 80~300㎞ 떨어져 있어, 알제리에서 보트를 통한 밀입국 경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 내무부는 24시간동안 국경을 넘어 세우타로 들어온 이주민이 4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세우타 인구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당국자는 최근 며칠 간 이 지역으로 진입하려다 최소 1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국경을 통과해 스페인령 세우타로 입국한 이민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세우타=EPA연합뉴스

영국 BBC는 일부 이민자들의 입국 성공 소식이 퍼지면서, 30일부터 갑자기 세우타로 헤엄쳐 진입을 시도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모로코 당국이 진입 시도를 막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모로코와 협력해 불법으로 스페인 영토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을 가능한 빨리 본국으로 송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