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시키고 포카 받자”…아이돌 팬덤에 꽂힌 외식업계

외식업계가 아이돌 포토카드와 패션 상품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피자 한 판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델의 팬덤과 한정판 굿즈, 이종 브랜드 협업을 결합해 구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을 동시에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도미노피자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31일부터 신규 전속모델인 걸그룹 리센느(RESCENE)의 한정판 포토카드 증정 행사를 시작했다.

 

도미노피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프리미엄 피자 라지(L) 사이즈 이상을 방문 포장으로 주문한 만 19세 이상 매니아 회원이 대상이다. 리센느 멤버별 포토카드 5종 가운데 1장을 무작위로 증정한다. 매장마다 준비된 물량이 달라 재고가 소진되면 행사가 조기에 끝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여름 신제품 ‘무진장 슈림프 스테이크 피자’ 출시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의 협업에 맞춰 마련됐다.

 

도미노피자와 무신사는 지난달 16일 피자와 패션 상품을 동시에 선보였다. 무진장 슈림프 스테이크 피자는 무신사의 대표적인 마케팅 표현인 ‘무진장’을 활용해 큼직한 새우와 스테이크 토핑을 강조한 제품이다.

 

무신사는 같은 날 도미노피자의 로고와 피자·치즈·포장 상자 등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협업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컬렉션은 티셔츠와 모자, 양말, 우산, 피자 조각 모양으로 접히는 쇼퍼백 등 7종으로 구성됐다.

 

도미노피자는 협업 피자 구매 고객에게 최대 100만원 상당의 무신사머니 포인트를 제공하는 행사도 이달 31일까지 진행한다. 신메뉴와 굿즈, 패션 상품을 하나의 마케팅 캠페인으로 묶은 셈이다.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13일 리센느를 새로운 브랜드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2024년 데뷔한 리센느는 원이·리브·미나미·메이·제나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이다.

 

최근 유튜브 콘텐츠에서 나온 ‘거제 야호’ 영상과 과거 발표곡의 음원 순위 상승으로 인지도를 넓히며 이른바 역주행 흐름을 탔다. 도미노피자는 리센느의 밝고 활기찬 이미지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어울린다고 모델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리센느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1일 발표한 7월 신인 아이돌그룹 브랜드평판에서도 1위에 올랐다. 연구소는 6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수집한 브랜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참여·미디어·소통·커뮤니티 지수를 분석했다.

 

리센느가 출연한 도미노피자 광고와 여름 신제품은 지난달 16일 TV와 극장, 유튜브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도미노피자는 신인 그룹이 대중적 인지도를 넓히는 시점에 전속모델 계약과 포토카드 행사를 연이어 진행했다. 이미 완성된 스타의 인지도를 빌리는 방식에서 나아가, 성장 중인 그룹의 서사를 브랜드 이미지에 함께 입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아이돌 포토카드를 활용한 마케팅은 피자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전속모델 아이브(IVE)의 한정판 홀로그램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여름 행사를 지난달 23일부터 진행 중이다. 라지 사이즈 이상 피자를 주문하면 포토카드와 함께 피자 크기에 따라 최대 8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행사는 공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콜센터, 매장 방문과 전화 주문에도 적용되며 다음 달 6일까지 이어진다.

 

포토카드는 일반 사은품과 달리 멤버별로 디자인이 나뉘고 무작위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는 원하는 멤버의 카드를 얻거나 전체 종류를 모으기 위해 제품을 반복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델의 팬덤을 실제 매출로 연결하면서 개봉 후기와 포토카드 교환·인증 게시물 등 자발적인 온라인 콘텐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식품 자체의 맛과 가격뿐 아니라 한정판 굿즈의 희소성과 수집 경험이 구매 이유로 더해지는 구조다.

 

도미노피자와 무신사의 협업은 최근 유통업계에서 확산하는 이종 브랜드 결합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이 각자의 제품과 이미지, 고객층을 교환해 기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상대 브랜드의 고객까지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외식 브랜드는 패션과 콘텐츠를 활용해 젊은 이미지를 강화하고, 패션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먹거리를 통해 일상적인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도 최근 논알코올 맥주 카스 제로와 손잡고 서울 성수랩점과 코엑스점에서 여름 한정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매장별로 홈캉스와 ‘버맥집’을 주제로 공간을 꾸미고 포토존과 경품 행사 등을 결합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협업 마케팅은 단순히 브랜드 로고를 제품에 붙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굿즈와 공간, 광고 콘텐츠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팬덤이 분명한 모델이나 브랜드와 협업하면 단기간에 화제성을 높이고 실제 구매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