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빗장’ 걸었지만…가계대출 한 달 새 3.8조 ‘껑충’

지난달 주요 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마이너스 통장(마통)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큰 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은행 마통 잔액은 약 44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2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담대 역시 서울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한 달 새 2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 한 금융기관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30일 기준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44조7699억원) 이후 최대치로 집계됐다. 6월 말에 비해 1조1857억원 늘며 5월(1조8579억원), 6월(1조8329억원)에 이어 세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마통 잔액은 △첫째 주 3289억원 △둘째 주 327억원 △셋째 주 5111억원으로 증가했다가 급여일이 몰린 △넷째 주에는 1조4416억원 감소했다. 이후 △다섯째 주에 1조 7501억원이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코스피가 5200선까지 밀려나자 저가매수를 노린 수요로 마통 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5대 시중은행의 마통 소진율(마통 대출 사용액/최대 한도 설정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46.1%였다. 마통을 포함한 전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110조484억원으로, 2023년 3월(111조2019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78조 7869억원으로 6월 말보다 3조8261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6월 말에 비해 2조2831억원 늘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이 7월 초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고, 다른 은행들도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거나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는 등 대출을 조이고 있지만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계속된다.

 

신용대출과 주담대가 동시에 증가하자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목표치보다 1조원 넘게 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