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의 ‘비핵 3원칙’ 수정 움직임에 대해 “재침 야욕에 환장한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일본이 최근 방위백서 초안에서 북한과 중국 등을 ‘위협’으로 규정한 것도 재무장과 핵보유의 당위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다. 핵무기 보유의 필요성을 ‘주권’과 ‘자위권’이라고 주장해 온 북한이 일본의 핵무기 관련 논의를 비난한 것은 군사력 증강과 핵무기 보유의 명분을 일본의 군사력 확장에서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역시 북한을 핵·미사일 등을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군사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해외 팽창과 재침에 환장한 신(新) 군국주의 세력의 핵보유 야망’ 논평에서 “최근 일본에서 ‘비핵 3원칙’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핵 3원칙은 1967년 일본이 국회 결의 형식으로 선언한 핵무기 관련 정책 방침으로, 핵무기를 보유·제조·반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은 최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의회에서 ‘기존 핵정책을 수정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답변하고, 지난해 말에도 ‘모든 선택안을 배제하지 않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문제삼았다. 신문은 “역대로 일본 당국자들은 겉으로는 ‘평화국가’를 표방하면서 핵보유 금지의 문턱을 넘어설 엄두를 감히 하지 못했지만 최근에 들어서면서 ‘비핵 3원칙’의 수정이 공개적으로 제창되고 있는 것”이라며 “문제의 엄중성은 핵보유 시도가 개별적인 보수정객들에 한한 문제가 아니라 현 당국의 군사정책과 밀접히 결부되어 있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다카이치 정권이 내건 ‘강한 일본 건설’ 정책은 본질에 있어 일본을 전쟁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해외팽창과 재침에 환장한 일본의 신군국주의 세력이 핵보유 야망 실현에 달라붙으려 하는 것은 지역과 세계평화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고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비핵화’를 요구할 때마다 핵 보유를 주권국가의 권리이자 자위적 억제력이라고 정당화했다. 일본이 북한과 중국 등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핵정책 수정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처럼, 북한도 안보 논리를 내세워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셈이다. 양측이 각자의 핵·군사력 증강 논리를 강화하면서 동북아 역내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반발하는 담화를 냈다. 김 부장은 “핵 억제력은 국가주권의 궁극적인 방패이며 국권 수호의 최고의 담보”라며 “힘의 균형을 보장하고 지정학적 안전성을 담보하는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치와 존재의의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