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60년 넘게 살았는데 이런 더위는 처음입니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경남 창원 달동네에서는 선풍기조차 아껴 쓰는 노인들이 집 안에서 폭염과 홀로 맞서고 있었다.
무더위는 고지대 노후 주택과 취약계층의 삶을 그대로 덮쳤다.
당시 이 집 온도는 34도에 육박한 상태였다.
이 어르신은 "자식들이 3∼4년 전에 에어컨을 사줬어도 통 안 켰는데, 딸이 에어컨 꼭 켜고 있으라고 신신당부해 올해는 오래는 못 켜도 낮에 조금씩 튼다"며 "앞에 조그맣게 해둔 텃밭에 나가기도 하는데, 밭이 (햇볕에) 타서 뭐가 안 된다. 더워도 너무 덥다"고 덧붙였다.
이어 "길이 가팔라서 무릎도 안 좋은데 멀리 가기도 힘들어서 무더위쉼터 같은 데는 안 간다"며 "이웃집에나 잠깐 가서 얘기 나누고 온다"고도 얘기했다.
어르신 집을 나선 직후 비탈을 다시 내려가는 길에 디지털 온습도계로 확인한 온도는 39.7도. 30대 후반인 기자도 이 날씨에 비탈길을 오르내리느라 땀이 쏟아지는데 이 마을 일원에 많이 산다는 고령 주민들에게는 올 여름나기가 얼마나 힘들지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주택과 1980년대 건축된 노후 아파트·빌라가 밀집한 마산회원구 회원2동 일원에는 낮 12시가 가까워 오자 거리에서 사람 찾기도 힘들었다.
그늘을 따라 급히 걸음을 옮기던 70대 진모씨는 "친구 집에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좀 쉬다가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라며 "요즘처럼 더운 적이 없었는데, 너무 더워도 한 오후 3시까지는 꾹 참다가 그때 잠깐 에어컨을 틀곤 한다"고 말했다.
경남 도내 각 시군은 이처럼 냉방시설이 있더라도 경제적 부담에 거의 가동하지 않거나, 마땅한 냉방시설이 없는 어르신들이 집 안에서 속수무책 폭염에 고생하는 일이 없게 무더위쉼터 운영시간을 확대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경남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누적 발생한 온열질환 161건(사망 3건 포함) 중 17건이 집에서 발생했다.
창원에서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40분께 마산회원구 내서읍 한 아파트에서 기저질환이 있는 80대 여성이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여성은 소방당국 출동 당시 체온이 41도로 나타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도는 최근 폭염 취약계층이 시원한 시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무더위쉼터 운영시간을 평일 오후 10시까지 연장하고, 기존에 미운영하던 주말에도 무더위쉼터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날 낮 회원경로문화센터에 차려진 무더위쉼터에서 만난 80대 신모씨는 "더위가 말도 못한다. 오전에 집에서 일 좀 해놓고 나서 쉼터로 오는데, 집에서 3분 거리인데도 오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며 "그래도 나오면 부담 없이 시원하게 있을 수 있어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다만, 창원시청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무더위쉼터 운영 현황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없어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는 2024년 5월 기준 무더위쉼터 목록이 올라와 있다.
이 목록에는 쉼터 주소만 올라와 있고 운영시간 등은 명시하지 않고 있다. 기자가 이날 낮 이 목록에 있는 의창구 봉림동주민센터를 찾았지만 주민센터 어느 곳에서도 문은 열려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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