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 공석 ‘靑 특감’ 임명 가시화… ‘강제수사권’도 부여해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특별감찰관 후보로 최길수 변호사를 추천했다. 2026.07.31. bjko@newsis.com

10년째 공석인 대통령 소속 특별감찰관 임명이 가시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출신 최길수 변호사를 여당 몫 후보로 발표한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4월 합의에 따라 국회 추천 후보 3인 중 여야 몫이 결정됐으니 변협 몫만 정해지면 된다. 청와대도 조속한 임명 의사를 밝힌 만큼 9월 정기국회 전 임명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1년 넘도록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여당의 태도 변화로 뒤늦게나마 특감 임명의 돌파구가 마련된 것은 다행이다.

특감은 부족하지만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대통령 측근·가족비리를 예방하는 최후의 보루 같은 제도다. 임기 3년의 특감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인사 청탁, 금품·향응 수수 등 비위에 대한 상시 감찰이 주 임무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 3월 출범한 초대 이석수 체제가 대통령 가족, 측근 문제에 손을 대며 1년 6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뒤 문재인, 윤석열정부는 후임을 임명하지 않았다. 특감 공석 10년 동안 박근혜정부의 국정 농단, 문재인정부의 대통령 딸·전 사위 잡음, 윤석열정부의 아내 문제 등 참담한 측근·가족 문제가 계속됐다.



여당은 특감 임명이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음에도 책무를 방기해온 것을 반성해야 한다. 그사이 청와대 비서관과 민주당 의원 사이에 인사 청탁을 주고받으며 청와대 주요 인사 이름과 관계가 거론된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있었다. 일각에선 여당의 후보 추천에 대해 보완수사권 폐지, 명청 갈등, 부동산·주식시장 혼란으로 이탈 조짐인 민심 수습용으로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특감 존재 자체가 권력 견제와 비위 감시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견제·감시 없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권력은 본인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받는 것이 좋다”, “불편하겠지만 제 가족들, 가까운 사람들이 불행을 당하지 않도록, 저를 포함해서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특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발언 그대로 본인과 정권을 위해 후보 3인 중 가장 불편한 인물을 지명하는 용단을 내리기 바란다. 아울러 특감의 강제수사권 부재로 인한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도 필요하다. 대선 공약에 포함된 고위공직자 배우자의 부정 금품수수 처벌 강화 등 반부패 개혁 정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