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주식도 빚으로… 주담대·마통 큰 폭 증가세

은행, 대출 빗장도 효과 없어

집값 상승세 이어지며 수요 급증
7월 주담대 잔액 2.3조 늘어
11개월만에 최대 규모 증가 기록

마통 잔액도 1.2조 늘어 44.5조
‘빚투’ 영향 3년9개월만 최대치

5대 은행 가계대출 관리 비상등
연간 목표치 이미 1조 이상 초과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주문에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마통) 모두 큰 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증시가 지난 주 역대급 폭락과 반등으로 큰 변동성을 보였음에도 5대 은행 마통 잔액이 3년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여전했다.

 

7월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7월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6월 말(615조1456억원)에 비해 2조2831억원 늘었다. 5월 1조1437억원, 6월 1조7576억원에 이어 증가액 규모가 커지며 지난해 8월(3조7012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함께 커지면서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뒤 집값을 전망하는 지표인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7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집값 오름세가 이어졌던 2021년9월 이후 4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대출 한도 억제에 나섰지만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은 7월 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고 다른 은행들도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거나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는 등 대출을 조였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피해 사례가 제기되며 잔금대출을 총량에서 제외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대출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담대 증가세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이미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목표치보다 1조원 넘게 초과했다. 두 곳은 목표치의 197%, 168%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44조7699억원) 이후 최대치로 집계됐다. 6월 말에 비해 1조1857억원 늘며 5월(1조8579억원), 6월(1조8329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다.

지난달 마통 잔액은 첫째 주(1~3일) 3289억원, 둘째 주(4~10일) 372억원, 셋째 주(11~16일) 5111억원으로 증가했다가 급여일이 몰린 넷째 주(17~24일)엔 1조4416억원 감소했다. 이후 다섯째 주(25~30일)에 다시 1조7501억원 늘었다.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코스피가 5200선까지 밀려나자 저가매수를 노린 수요가 늘어 마통 잔액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서울 시내 주요 은행 ATM기기 모습.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의 마통 소진율(마통 대출 사용액/최대 한도 설정액)은 7월30일 기준 46.1%였다. 마통을 포함한 전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7월30일 기준 110조484억원으로, 2023년 3월(111조219억원)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대였다. 6월 말(108조6704억원)보다 1조3780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월 증가폭(2조1550억원)보다는 적었다.

마통 잔액이 늘어나는 동시에 대기성 자금은 눈에 띄게 빠졌다.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669조8635억원으로, 6월 말(722조2928억원)보다 52조4293억원 감소했다. 이는 5대 은행 합산 통계가 있는 2019년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