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한국 축구의 간판들이 월드컵 이후에도 나란히 소속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은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득점포를 본격적으로 가동했고, 대표팀 중원의 핵심 황인범(FC포르투)은 포르투갈 명문 구단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월드컵 이후 손흥민은 연속골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황인범은 우승으로 새로운 도전의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6 MLS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를 등진 채 드니 부앙가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득점은 손흥민의 MLS 4호 골이자 리그 4경기 연속 득점이다. 2월 MLS 개막 이후 정규리그에서 골 침묵이 이어졌던 손흥민은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8일 LA 갤럭시전에서 MLS 첫 골을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레알 솔트레이크, 스포팅 캔자스시티에 이어 밴쿠버전까지 네 경기 연속 골을 몰아쳤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에서 기록한 2골까지 더하면 이번 시즌 공식전 득점은 6골이다.
특히 이날 손흥민의 득점은 ‘원샷 원킬’에 가까웠다. 밴쿠버의 강한 압박과 두꺼운 수비벽에 막힌 LAFC는 전반 37분까지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다 중원에서 공을 가로챈 뒤 역습에 나섰고, 부앙가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단 한 번의 슈팅으로 팽팽했던 균형을 깨뜨렸다.
LAFC는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에도 밴쿠버의 공세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LAFC는 후반에도 좀처럼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후반 31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밴쿠버의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켰다. 손흥민과 뮐러가 나란히 한 골씩을 기록하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LAFC는 서부 콘퍼런스 선두 경쟁에서 승점 1을 추가했다. LAFC는 10승 4무 5패, 승점 34를 기록해 밴쿠버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다만 골 득실에서 밀려 2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에도 추가골을 노렸지만 멀티골에는 이르지 못했다.
손흥민이 MLS에서 4경기 연속골을 이어가는 사이 황인범은 유럽 무대에서 새 시즌을 우승으로 시작했다.
황인범이 속한 포르투는 같은 날 포르투갈 코임브라 이스타디우 시다드 드 코임브라에서 열린 2026 수페르타사 칸디두 드 올리베이라(포르투갈 슈퍼컵)에서 SCU 토레엔세를 1-0으로 꺾었다. 직전 시즌 프리메이라리가 우승팀과 타사 드 포르투갈(FA컵) 우승팀이 맞붙는 포르투갈 슈퍼컵은 새 시즌 개막을 알리는 성격의 대회다.
지난 시즌 리그 정상에 오른 포르투는 구단 창단 후 처음 FA컵을 제패한 토레엔세를 제압하고 통산 25번째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투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에 이어 새 시즌 첫 공식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국내 무대 강호로서의 면모를 이어갔다.
지난달 21일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포르투로 이적한 황인범은 후반 28분 교체 투입돼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7일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통해 홈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 데 이어 입단 12일 만에 첫 공식 경기에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새 팀에서 맞은 첫 공식 경기부터 우승의 기쁨을 누리며 포르투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힘찬 출발을 알렸다.
황인범은 짧은 출전 시간에도 1차례 유효슈팅과 1차례 키 패스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 43분에는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포르투는 전반 38분 페페의 크로스를 빅토르 프로홀트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더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고,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우승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