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취임 12일째였던 노무현 대통령은 평검사들과 검찰 인사와 정치적 중립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검사들이 대통령의 과거 언행까지 문제 삼자 노 대통령은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맞받았다. 생중계된 이 장면은 이후 민주당 검찰개혁사의 출발점이 됐다.
지난달 31일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 논쟁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검사를 수사 주체로 규정한 조항과 송치 사건 직접 보완수사 근거를 삭제해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법에 못 박았다.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눈 데서 더 나아가, 정권이 바뀌어도 시행령으로 검찰 수사권을 되살리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민주당이 문제 삼아온 것은 수사와 기소, 영장 청구 권한을 한 조직이 함께 가진 구조였다. 검찰이 수사할 사건을 고르고 강제수사를 진행한 뒤 기소 여부까지 판단하면 수사의 오류를 걸러내기보다 기소로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수수색과 공개 소환, 피의사실 유출만으로 재판 전에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2022년 검찰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범죄로 줄였지만 윤석열정부는 시행령을 고쳐 범위를 다시 넓히는 ‘검수원복’을 추진했다. 법률로 권한을 줄여도 시행령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경험은 검찰청의 조직적 분리와 수사권의 법률상 삭제가 필요하다는 강경론의 근거가 됐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 과정에서도 ‘검수원복’을 보완수사권 존치에 반대하는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재명정부 출범 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분리가 확정됐고, 이번 개정으로 검사는 경찰과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만 있을 뿐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 없게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노무현정부에서 첫발을 뗀 이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온 오랜 개혁과제”라며 “지난날 다 이루지 못했던 개혁을 완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