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아이스너상에서 한국인 작가 산호가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이스너상은 프랑스의 앙굴렘, 미국의 하비상과 함께 3대 국제 만화상으로 꼽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산호 작가의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사진)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힐튼 샌디에이고 베이프런트 호텔에서 열린 ‘제38회 윌 아이스너 코믹 산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 상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한국 작가로서는 첫 수상이다. 이 부문은 북미에서 영어로 출간된 아시아 만화의 번역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된다. 2017년(싱가포르)을 제외하면 역대 수상작이 모두 일본 만화였다. 한국 만화 중에서는 2010년 김동화 화백의 ‘황토빛 이야기’, 2020년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노블 ‘풀’, 2023년 연상호·최규석 작가의 ‘지옥’이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은 죽은 자를 위한 케이크를 굽는 연옥당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장편 그래픽노블이다.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은 망자가 무사히 환생할 수 있도록 연옥당을 찾아 망자를 위한 케이크를 주문한다. 케이크에 얽힌 각 손님의 애틋한 사연이 옴니버스 구성으로 펼쳐진다. 2021년 문학동네에서 1권이 출간됐으며 2025년 전 3권으로 완결됐다. 이 작품은 2022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했고 미국을 비롯해 대만·일본·러시아·베트남 등 9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산호 작가에게 보낸 축전을 통해 “아이스너상 수상은 그동안 쌓아온 작품성과 독창적인 세계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만화 분야에서 이번과 같은 뛰어난 성과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