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마통)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코스피 급락 이후 저가 매수를 노린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마통 잔액은 약 4년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7869억원으로, 6월 말(774조9608억원)보다 3조8261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 폭(4조1378억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관리 목표치를 1조원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목표 대비 증가 규모가 197%, 168%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었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17조428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2831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 폭은 지난해 8월(3조7012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은행들이 주담대 한도를 축소하고 대출 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제한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매수 수요가 대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마통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말보다 1조1857억원 늘면서 5월과 6월에 이어 석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마지막 주에만 마통 잔액이 1조7501억원 급증했다. 당시 코스피가 급락하며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저가 매수를 위한 자금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마통을 포함한 전체 개인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110조484억원으로 집계돼 2023년 3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 증가와 함께 시중 자금 이동도 활발해졌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69조8635억원으로 한 달 새 52조4293억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3490억원으로 24조9492억원 늘며 2022년 10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연 3%대 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안정적인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