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5조원 AI 동맹·원유 수입선 다변화… ‘세일즈 외교’ 결실

李대통령 美·남미 순방 성과는

글로벌 빅테크와 ‘샌프란 AI 선언’
韓·美 기업 반도체 빅딜 성사 견인
남미선 희토류 등 광물 협력 강화
아르헨 원유 2027년부터 본격 수입

李, 獨 동포간담회… 일정 마무리
“양국 한강·라인강의 기적 닮아”

이재명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일정을 끝으로 7박11일간의 장기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이 대통령 취임 후 가장 긴 일정이자 가장 많은 해외 도시를 방문한 순방이다. 미국과 남미 3개국(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을 돌며 우리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 간 인공지능(AI) 협력을 강화하고, 리튬·구리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의 기반을 넓혔다. 아르헨티나산 원유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중동에 집중된 원유 수입선을 남미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빅테크 모은 ‘샌프란 AI 선언’

이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AI 업계 핵심 경영자들과 잇달아 면담하고 ‘AI 서밋’을 열어 우리 기업과 글로벌 AI 기업 간 협력을 이끌어냈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는 총 9500억달러(약 1375조원) 규모의 반도체 장기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미국 방문 성과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31일 아르헨티나 현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의 대체 불가한 핵심 국가이자 허브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는 담대한 비전을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이를 위해 국가와 기업을 아우르는 협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가장 강력한 공급국을 넘어 거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미 3개국에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AI 공급망 전반에 필요한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위 실장은 “브라질과는 ‘핵심전략광물에 관한 공동성명’을 체결해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의 공급망 전 주기에 걸쳐 호혜적 협력과 투자 기회를 발굴해나가기로 했다”며 “리튬과 구리 매장량 세계 1위인 칠레, 리튬 매장량 세계 4위인 아르헨티나와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핵심광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7월27일(현지 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李정부 외교 저변 남미로도 확대

이번 남미 순방은 이재명정부의 외교 저변을 남미 대륙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교역·투자·에너지 수입원 다변화 등의 분야에서 논의를 진전시켰고, 3개국 정상과 신뢰 관계도 구축했다.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와의 무역협정 협상도 재개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메르코수르를 주도하는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와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을 연내에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이 타결된다면 2억8000만 인구의 거대시장에 우리 상품의 원활한 수출길이 열리게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 부부가 7월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선물 교환식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카스트 대통령을 위해 나전칠기 일월오봉도, 유기 와인잔 세트, 백자 서양식기 세트, 프리미엄 K-뷰티 패키지를 준비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위해 알파카 담요, 커피드립 세트, 청금석(라피스라술리) 보석함, 칠레산 와인을 준비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7월31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백색홀에서 공식 기념촬영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첫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칠레와는 FTA 현대화 논의에 시동을 걸고 이를 위해 한·칠레 자유무역위원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브라질 경제·통상위원회 가동, 한·아르헨티나 이중과세방지협약 타결 등을 통해 정부는 남미 3개국과의 교역·투자에 있어 불필요한 장벽들을 제거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브라질과 ‘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해 재생에너지 등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아르헨티나와는 올해 시범 도입을 거쳐 내년부터 원유 도입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이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시범 도입한 원유 88만배럴은 이달까지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다. 내년 도입될 양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꽃다발 받는 李 부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화동들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현지에 거주하는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끝으로 지난 7월24일 시작된 7박 11일 순방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프랑크푸르트=뉴스1

이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우리 동포들과 만난 뒤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과 독일은 많이 닮았다. 두 나라 모두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딛고 일어섰다”며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 대기업부터 강소 중견기업,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기업들은 유럽 시장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증명해나가고 있다”면서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현지 사회에서 두터운 신뢰를 얻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현지에서 신뢰를 함께 쌓고 계신 동포 여러분이야말로 대한민국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