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역점 추진 중인 ‘(가칭)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사업이 시·군 간 유치전으로 번지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이 대규모 출자를 약속하며 유치 의사를 공식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기도의 정책금융 기관 신설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3일 경기도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 시장은 최근 추 지사를 만나 경기미래투자공사의 화성시 설립을 건의했다. 화성시는 미래차·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인프라가 집적된 동탄 지역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큐베이팅 건물을 매입해 공사 본사로 제공하겠다는 구체적 청사진까지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의 동북부 이전을 추진함에 따라 입지가 줄어든 남부권 지자체 간 신설 기관 유치 경쟁에 불을 지핀 셈이다.
경기미래투자공사는 도와 도내 반도체 거점 9개 지자체(수원·용인·화성·성남·안성·평택·오산·이천·광주)가 공동 출자해 모(母)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기업에 장기·안정적 자금을 대는 정책금융 플랫폼이다. 추 지사는 최근 TF 전략회의에서 지자체 간 출자 협약 체결 시점을 당초 ‘연내’에서 ‘10월 초’로 대폭 앞당기며 속도전을 지시했다. 기존 ‘G-펀드’의 한계를 넘어서는 장기 연구·개발(R&D) 지원 체계를 구축해 2027년 하반기 공식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다르지만, 10월까지 9개 시와 양해각서(MOU)를 차질 없이 교환해 안정적 출자 기반을 다지는 게 도의 목표다.
그러나 사업 성패를 가를 난제도 적지 않다. 정치적 성향이나 재정 여건이 다른 9개 지자체의 출자 동의를 단기간에 끌어내기 쉽지 않은 데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기존 정부 정책금융 시스템과 일부 기능이 중복돼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민간 전문 운용 인력 확보와 투자 실패 시 불거질 공적 자금 손실 리스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