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다~” 김용민에…“지옥에나 가세요”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분노

범여권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
김진주씨, 김용민 의원 게시물에 비판 댓글
“대통령 거부권만 남아 처참…피해자 편이길”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범여권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비판 댓글을 남겼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 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오른쪽은 2023년 6월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을 마치고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 김 의원 SNS·연합뉴스

 

김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사진을 올린 뒤 “묘역을 찾아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영전에 올렸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님 ‘야~ 기분좋다~!!!’라고 하고 계시지요?”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김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큰절을 올리는 모습, 묘역 옆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담긴 서류봉투가 놓인 모습,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힌 조화 모습 등이 담겼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 나란히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게시물 댓글창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 이중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도 댓글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김씨는 본인 계정으로 “지옥에나 가세요.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라는 짤막한 입장을 남겼고, 이후 해당 게시물과 관련 기사를 ‘리그램’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3일 댓글창에서 ‘본인에 대한 비판이 일자 댓글을 삭제했다’는 언급이 나오자 “전 삭제하지 않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 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 의원·김진주씨 SNS 캡처

 

김씨는 또 다른 SNS 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언급하며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면 가해자의 편이 아닌 피해자와 국민의 편에 서서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대통령 거부권만 남은 상황이 처참하다”고 썼다. “오늘부터 나가지 마라. 국가가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그간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포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씨는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에서 열린 ‘피해자 없는 검찰개혁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기자회견을 통해 “가해자가 사흘 동안 도주했지만 저는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고, 경찰은 제 상처조차 제대로 촬영하지 않아 친언니가 대신 찍어야 했다”며 “기록을 보려 해도 거부당했고 재판 내용을 알기 위해 직접 법정에 다녀야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범죄 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토론회에서도 “보완수사권 덕에 가해자 혐의가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미수’로 바뀌었다”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나는 성범죄 피해자임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가해자는 이미 제 곁에 돌아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 5월22일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 뉴스1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귀가하던 김씨를 일면식 없는 30대 남성이 뒤쫓아가 무차별 폭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다. 경찰은 처음 상해 사건으로 수사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면서 가해자는 강간살인 미수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김씨를 보복 협박한 혐의로도 1심에서 징역 1년을 추가로 선고받아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한 뒤 재석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표결에 나선 의원 중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기권표를 행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향해 이번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국회에서 충분한 숙의를 거쳐서 법을 마련하면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며 시행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