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 경북도, 폭염 대응 총력전 [밀착취재]

가뭄 극복 업무 맡고 있는 포항시 담당 공무원 6일째 비상대기
"지속되는 가뭄탓에 오늘도 6일째 퇴근도 못하고 비상 상황 대기 중입니다."

 

2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들녁.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면서 경북 포항지역 농민들은 올해 벼농사를 망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박용선 포항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이 지난달 31일 대송면 칠성천 일원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올해로 30여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천리 전 이장 최영태씨는 "포항시가 가뭄극복을 위해 하천 굴착·관정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우제를 지내서라도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려야 가뭄이 해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농민뿐만 아니라 가뭄 극복 업무를 맡고 있는 포항시 담당 공무원들도 6일째 야근을 하며 비상상황에 대기 중이다.

 

김영훈 포항시 농촌활력과 농촌계발팀장은 오늘로 6일째 야근과 함께 주말에도 비상대기를 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

 

김 팀장은 "흥해지역 등 논에 물이 말라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며 "하천 굴착·관정 설치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비가 내려야 이 같은 가뭄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저수지와 댐은 바닥을 드러내고 일부 지역에서는 계획 단수까지 시행되는 등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당분간 뚜렷한 비 소식이 없어 각 지자체는 용수 확보와 응급 급수 등 비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3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은 경북 동남부 지역 가뭄 상황은 경주 경계, 포항 주의, 영천 관심 단계이다.

 

가뭄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구분된다.

 

포항시는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용수 부족 우려가 커짐에 따라 비상 대응에 나섰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포항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422.7㎜로 평년(590.7㎜)의 71% 수준에 그친다.

 

저수지 저수율도 평년 대비 56% 수준인 40.3%에 불과하다.

 

시는 이에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 26억4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하천 굴착, 관정 설치, 엔진 양수기 임대 지원, 다단 양수 등 농업용수 확보에 나섰다.

 

오천읍, 대송면, 동해면, 흥해읍 등에는 살수차도 지원하고 있다.

 

경주는 최근 2개월 강수량이 평년의 28.3%에 그치고 지역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41.0%로 평년 저수율 70% 수준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장기간 이어진 강수량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농업용수 부족 지역을 수시로 점검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는 용수 확보사업을 추진하는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예비비를 투입해 지역 내 151개 지구를 대상으로 하상 굴착, 가물막이 설치, 들샘 개발, 간이양수장 설치, 양수 장비 지원, 응급급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추가 용수 확보를 위해 관정 11곳을 추가로 개발한다.

 

이와 함께 현곡면 남사지, 안강읍 하곡지, 문무대왕면 송전지, 강동면 왕신지 등 4개 저수지에 다단양수장을 설치해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영천시도 농업용 저수지 952곳의 저수율이 52.2%에 머물자 하천 굴착과 간이양수장 설치, 살수차 임차에 나서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폭염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데다 이달 중순까지 비 예보가 없어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다.

 

청도에서는 폭염으로 생활용수 사용량이 급증, 운문정수장의 하루 최대 생산량을 웃도는 물 사용량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 계획 단수 계획이 발표됐다.

 

폭염과 함께 가뭄까지 심화하면서 이날 운문댐 저수율은 26.6% 수준까지 내려갔다.

 

저수량이 매우 낮아 정상적인 용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비상 급수 체계까지 검토·시행하는 '심각' 단계다.

 

폭염과 가뭄이 극심한 지역에서는 식수원의 물 부족에 대응해 보조 취수를 확대하고 보조수원으로의 수계 전환을 추진하는 등 생활용수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서 인명피해 우려도 커짐에 따라 취약계층 안전을 위한 건강관리 도우미 방문 및 안부 전화, 예방 물품 전달, 무더위 쉼터 점검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온열질환자는 이번 여름 경북 190명(사망 1명 포함), 대구 60명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