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 여자친구가 한국계 미국인이라서 한국에 가면 뭘 하야 하는지 알려줬죠."
지난 1일 영화 '오디세이'(8월5일 개봉) 홍보를 위해 입국한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56) 감독과 프로듀서이자 아내인 엠마 토머스(Emma Thomas·55)는 그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포착됐다. 놀런 감독을 알아본 팬들이 두 사람이 한 카페에서 소금빵 먹는 모습을 찍어 온라인에 공유했다.
토머스 프로듀서는 입국 이틀 뒤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오디세이' 기자회견에 나와 익선동에 갔던 얘기를 꺼냈다. "한국이 너무 좋아요. 소금빵을 먹어야 한다고 아들 찰리의 여자친구가 말해줬죠. 올리브영에도 갔습니다. 크리스(놀런)는 좀 힘들어 하긴 했지만요.(웃음)"
50분 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한국에 관한 얘기가 꽤 긴 시간 오고 갔다. 놀런 감독과 토머스 프로듀서가 한국에 처음 왔고, 함께 온 배우 맷 데이먼(Matt Damon·56)은 10년만에 내한이었다. 배우 셜리즈 테론(Charlize Theron·51)은 몇 차례 한국 관광을 온 적이 있지만 공식 행사 일정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놀런 감독은 "너무 더웠다"면서도 "한강을 따라 걸었는데,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팬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우리를 환대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놀런 감독은 진작에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도 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한국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에 나온 '인터스텔라'는 1034만명이 봤다. "제가 만든 영화를 제가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서 좋아해준다는 건 언제나 신기한 일입니다. 그런 나라에 가보고 싶은 건 당연한 거죠. 한국 관객을 만나고 싶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테넷'을 만들었을 때도 오고 싶었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오지 못했어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인 데이먼은 서울 구로구에 있는 고척스카이돔에 등장했다. 이곳은 KBO 키움히어로즈 홈구장이다. 가족을 모두 데리고 야구장에 온 데이먼은 중계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는 걸 알게되자 손하트를 하며 팬을 향해 인사했다. 그는 야구 에이전트 친구 덕분에 야구장에 갈 수 있었다고 했다.
"에이전트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담당 선수가 키움에서 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표를 구해줄 수 있다길래 야구장에 간 겁니다. 한국야구가 매우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재밌더군요. 특히 미국과 응원 방식이 다른 게 신기했습니다. 에너지가 엄청나더라고요."
'매드맥스' 시리즈로 익숙한 테론은 이미 몇 달 전 한국에 다녀갔다고 했다. 당시엔 딸과 함께 한국 거리를 누볐다고도 했다. "아무래도 공식적으로 한국에 오다 보니까 마음대로 돌아다니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한국 음식도 먹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스킨케어도 받았고요." 진행자인 방송인 박경림이 "그래서 그런지 피부에서 빛이 난다"고 하자 테론은 "모두 당신들 덕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기자회견 중엔 놀런 감독이 데이먼과 테론의 언변을 평가하는 일도 있었다. 데이먼이 놀런 감독과 협업 중 "퍼펙트(perfect)"라는 칭찬을 한 번도 못들어봤다고 한 것에 관한 질문이 나왔고, 데이먼은 "언젠가 들을 수 있지 않겠나. 난 긍정적인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반면 테론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난 놀런 감독의 디렉션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퍼펙트란 말을 못 들었다는 게 생각 안 날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놀런 감독은 "테론의 답변은 정말 퍼펙트"라며 특유의 영국식 발음으로 칭찬했다. 반면 데이먼의 말엔 "낫 배드(not bad)"라고 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오자 놀런 감독은 "영국인이 '낫 배드'라고 한 건 칭찬한 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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