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악몽’ 갇힌 유해란, 메이저 3연승 신화 눈앞에서 날아갔다

지난 7월 에비앙 챔피언십서 메이저 2연승 대기록
시즌 최종 메이저 AIG 여자오픈서 3연승 신화 노려
2R 선두·3R 3타차 공동 2위 활약해 역전 우승 기대
FR는 벙커·보기 남발하며 다잡은 대기록 놓쳐

3일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의 로열 리덤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지난달 12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의 대기록을 작성한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은 메이저 3연승을 향해 순항하는 듯했다. 1라운드 2위에 이어 2라운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3라운드에서 선두를 내줬지만 선두와 3타 차이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라운드 초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해란은 전반홀에만 보기와 더블보기를 쏟아내며 샷 난조에 시달린 끝에 결국 메이저 3연승이 불발됐다.

 

유해란이 3일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의 로열 리덤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17번 홀에서 벙커 샷을 하고 있다. 리덤 세인트 앤스=AFP연합뉴스

유해란은 이날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1언더파 283타를 적어낸 유해란은 공동 6위로 떨어졌다. 세계랭킹 3위 유해란은 6월 말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고진영 이후 7년 만에 한국 선수 한 시즌 메이저 2승 기록을 세웠고, 2013년 박인비가 메이저 3연승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연승 기록도 작성했다. 샷감이 좋은 유해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 이후 역대 세 번째 메이저 3연승을 노렸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대기록 수립을 눈앞에서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유해란. AP연합뉴스

유해란은 또 한 시즌 메이저 대회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경쟁에서도 130점에 그치면서 이번 대회 공동 4위(2언더파 282타)에 오른 세계 1위 넬리 코르다(28·미국·140점)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또 CME 글로브 레이스 포인트(2368점)와 올해의 선수상(162점), 평균 타수(69.51타)에서도 모두 코르다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유해란으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은 대회다. 유해란은 경기 뒤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것도, 톱10에 오른 것도 정말 잘한 일이다. 다만 역사에 남는 기록을 못 이뤄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해란. AFP연합뉴스

유해란은 1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3번 홀(파4) 보기에 이어 5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더블보기를 써내며 샷이 갑자기 흔들렸다. 7번 홀(파5)에서 한 타를 줄였지만 11번 홀(파5)에서 티샷과 세 번째 샷이 벙커로 향하면서 다시 보기를 범했다. 13번 홀(파4)에선 어려운 벙커샷을 그린에 잘 올린 뒤 버디를 낚으며 두타 차로 추격했지만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리면서 보기를 적어내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다.

 

우승은 구와키 시호(23·일본)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에스터 헨젤라이트(27·독일)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50만 달러(약 21억7000만원). 세계 46위인 구와키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올해 2승을 포함해 통산 5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