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동반 매수세에 매수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와 내년 도입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가 맞물리면 코스닥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12% 하락한 6257.45에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1000포인트 넘게 폭등한 뒤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스닥은 전일 대비 2.44% 오른 737.35에 장을 마치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전 10시28분쯤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올라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은 지난 4월27일 장중 1229.42포인트를 기록하며 한때 3000선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가파른 조정을 받았다. 지수는 7월29일 630.99포인트까지 밀리며 2024년 12월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4월27일 679조5452억원에서 지난달 30일 기준 358조711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하루 만에 하락 전환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시가총액이 410조89억원으로 늘었다. 이틀 만에 시총이 50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이어지는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로 개인 자금의 쏠림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소외받았던 코스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로봇과 헬스케어 업종의 호조 속에 코스피보다 아웃퍼폼(Outperform·초과 성과달성)하며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으로 코스닥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총 1조2000억원대로 지난달 30일 12조4000억원의 10분의 1, 예탁금 상향 첫날인 지난달 31일 3조원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의 자금 효율 및 접근성이 낮아져 그동안 과도한 낙폭을 이어왔던 코스닥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코스닥 ‘승강제’도 수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우량기업을 상위 시장으로 편입하고 경쟁력이 낮은 기업은 하위 시장으로 이동시켜 코스닥 상장사를 ‘셀렉트·스탠다드·관리군’으로 구분하는 제도를 준비 중이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닥이 상승했을 때를 보면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유동성 및 정책 기대감이 결합할 때 소수 우량 종목이 집중 상승하며 코스닥을 견인했다”며 “승강제 시행으로 현재 코스닥150보다 종목 개수가 압축된다면 소수 종목을 중심으로 코스닥에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유지(Equal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시장 내 쏠림 및 레버리지의 급격한 해소 뒤 코스피가 자사 목표치인 9000포인트까지 36%의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가 역시 7월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코스피의 기록적 반등은 한국 증시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며 “최근 하락은 펀더멘털 붕괴보다 포지션 청산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 가까웠던 만큼 수출과 이익이 확인되고 인공지능(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기업을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