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KGM)가 중국 승용차 수출 1위 기업인 체리자동차로부터 1000억원대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미래 모빌리티 동맹을 구축했다. 체리차의 자금력과 기술력을 지렛대 삼아 내수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KGM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체리차와 7500만달러(약 1081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양사가 2024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이듬해 차량 공동개발에 나선 데 이어 재무 투자로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다.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왼쪽부터), 인퉁웨 체리자동차 회장, 곽재선 KGM 회장, 황기영 KGM 대표이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GM 제공
이번 투자는 KGM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체리차가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기일은 2029년 8월11일로, 만기 시 체리차가 이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KGM 지분 10%대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체리차가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고 KGM은 강조했다.
조달된 자금은 신차 개발과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양사 파트너십의 첫 결과물이 될 ‘SE10’을 내년 초 출시한다. SE10은 KGM의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렉스턴의 이미지를 계승하는 중형 SUV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2.0ℓ 가솔린 모델로 구성된다. SE10을 잇는 두 번째 공동개발 프로젝트에도 착수해 한국과 중국,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할 전략차종을 개발한다.
자동차를 넘어 로봇,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 인퉁웨 체리차 회장은 이날 KGM에 로봇개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양사는 글로벌 생산시설과 공급망,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를 상호 활용하고, 사업성이 확인된 전략시장에서는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협력 모델을 검토할 방침이다.
KGM이 체리차와 밀착하는 배경에는 부진한 내수 성적을 타개하고 수출 성장세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KGM의 지난해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14.4% 감소한 4만249대에 그친 반면, 수출은 10.0% 증가한 6만8561대를 기록했다.
한편 체리차는 한국 시장 직접 진출 여지를 내비쳤다. 장귀빙 체리차 사장은 “한국의 많은 고객이 체리차를 좋아해 주신다면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며 국내 KGM 공장을 통한 생산 가능성도 열어뒀다. 업계에서는 체리차가 EU·미국 등의 고율 관세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 공장을 우회 수출 기지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황기영 KGM 대표이사는 “현재 위탁생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