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던 산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간…폭염 속 등산, 최악의 습관 5가지

익숙한 코스 과신·한낮 산행·갈증 참기·무리한 하산 등 주의

폭염특보가 내려져도 산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수년간 같은 산을 오르내린 사람일수록 익숙한 코스라는 이유로 평소처럼 산에 오르기 쉽다.

폭염 속 산행에서는 출발 전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몸 상태에 맞는 산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폭염에 산을 오르면 체온 상승과 탈수가 빠르게 진행된다. 이에 따라 집중력과 균형감각이 저하되면서 낙상이나 온열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무더운 날 산행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행동들을 살펴봤다.

 

◆ 익숙한 산일수록 방심하기 쉽다

자주 오르던 산이라고 해도 폭염 속에 평소처럼 산행해서는 안 된다. 코스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평소 속도를 유지하거나 무리하게 완주를 시도하면 몸의 이상 신호를 놓치기 쉽다.

 

더운 환경에서는 피부 혈관이 확장되고 땀이 분비돼 체온을 낮춘다. 하지만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으면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몸에 열이 쉽게 쌓인다. 오르막길을 오르며 생기는 대사열까지 더해지면 중심체온이 더 빠르게 오른다.

 

미국 야생의학학회(Wilderness Medical Society)에 따르면 더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보통 1~2주가 걸린다. 더위에 적응하면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좋아져 같은 강도로 운동해도 심박수와 체온이 덜 오른다. 더위에 충분히 적응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평소와 같은 코스도 몸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폭염 속 산행에서는 익숙한 코스라도 무리하게 완주하기보다 몸 상태를 살피며 산행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평소 완주했던 코스라도 산행 시간을 줄이고 난도가 낮은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심한 피로감이나 어지럼증이 느껴지거나 평소보다 숨이 더 찬다면 무리하게 완주하기보다 하산하는 것이 안전하다.

 

◆ 가장 더운 시간대는 피해야 한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한낮 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장 더운 시간대로 꼽히는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체온이 빠르게 오르고 땀으로 수분도 많이 빠져나간다. 그늘이 적은 능선이나 암릉 구간에서는 햇볕을 피하기 어려워 온열질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 시 가능한 한 야외 활동을 줄이고 야외 활동이 불가피하다면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하도록 당부한다.

 

산행 중에는 그늘에서 자주 쉬고 모자를 써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또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을 입고 가능한 한 이른 오전에 출발해 한낮이 되기 전에 하산하는 것이 안전하다.

 

◆ 갈증 참으면 탈수 위험 커진다

폭염 속 산행에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등산 중 물을 아끼려고 갈증이 느껴질 때까지 마시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갈증이 생겼다면 이미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상태일 수 있다. 폭염 속에서는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 탈수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탈수는 단순히 목이 마른 상태가 아니다.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량이 줄어 심장은 더 빠르게 뛴다. 땀도 줄어 체온을 식히기 어려워지면서 피로감과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갈증이 심해지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땀을 많이 흘렸다면 염분도 보충하도록 당부한다. 장시간 운동 중 물을 필요 이상으로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산행 중에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들이켜기보다 몸 상태와 땀의 양을 살피며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 정상보다 하산길 낙상 사고가 더 많다

스포츠의학 국제학술지 ‘BMJ Open Sport & Exercise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산행 중 낙상 사고는 하산길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연구진이 2006∼2014년 오스트리아 알프스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 5368건과 피해자 5665명을 분석한 결과, 사고 피해자의 75.3%가 하산하던 중 넘어졌다.

 

하산할 때는 오르막에서 지친 다리로 몸을 지탱해야 하는 만큼 걸음 속도도 조절해야 한다. 정상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리거나 빨리 내려가려다 보폭이 넓어지면 발을 헛디딜 위험이 커진다. 돌이나 나무뿌리를 잘못 밟으면 중심을 잃고 넘어질 수도 있다.

 

정상에 도착했다면 곧바로 내려가기보다 잠시 쉬면서 다리 상태를 확인한 뒤 하산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고 보폭을 좁게 유지하며 내려와야 한다.

 

◆ 혼자보다 둘이 더 안전하다

폭염 속 산행은 혼자보다 둘 이상 함께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안전하다. 클립아트코리아

 

폭염 속 산행은 가능한 한 둘 이상 함께하는 것이 좋다. 온열질환은 본인이 몸의 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동행자가 있으면 이상 징후를 더 빨리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의식이 있는 온열질환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몸을 식히고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하도록 당부한다. 반대로 의식이 없거나 혼미한 상태라면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젖은 수건이나 얼음주머니로 목·겨드랑이·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를 식혀 체온을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