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그는 제철 디저트 브랜드 당옥, 일본 가정식 브랜드 멘야미코, 신간장 브랜드 미코팩토리, 조리도구 브랜드 미코컴퍼니(X MASTER)를 운영하고 있다. 또 유튜브 채널 마스터셰프 신동민을 통해 다양한 요리 콘텐츠를 소개한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이자 식재료를 연구하는 사람,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는 사업가까지. 그의 활동은 하나의 분야에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좋은 음식’이라는 하나의 기준이 자리한다.
사실 그의 출발은 요리가 아니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며 디자인을 공부하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친구의 아버지가 그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뉴욕의 일식 레스토랑 취업을 권유했고, 그 말을 계기로 방학 동안 장학금을 모아 조리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의 일식당에 취업하며 본격적으로 요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는 금세 새로운 질문을 품게 되었다. ‘일식을 배우는데 왜 미국으로 가야 하지? 일식의 본질은 일본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 그는 당시 가진 돈 180만원을 들고 일본행을 선택했다. 지금 돌이켜봐도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이후 그의 요리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신 셰프를 대표하는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당옥의 복숭아 빙수다. 복숭아는 7월 중순부터 약 2주 간격으로 품종이 바뀐다. 당옥에서는 한 시즌 동안 다섯 가지 정도의 품종을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품종이 달라질 때마다 향과 당도, 식감과 과즙의 느낌도 달라진다. 따라서 같은 복숭아 빙수라도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전국의 산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가장 좋은 복숭아를 선별한다. 생산자의 설명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맛보고 비교하며 그해 가장 뛰어난 품질의 과일을 선택한다. 자신 역시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복숭아이기에 그 작은 차이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낀다고 말한다. 한 그릇의 빙수 안에는 복숭아의 품종과 계절, 농부의 시간, 그리고 셰프의 오랜 경험이 함께 담겨 있다.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멘야미코의 냉소바다. 단순해 보이는 한 그릇이지만 가장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기에 작은 차이가 더욱 크게 드러난다. 육수는 최상급 가다랑어포와 3개월 이상 숙성한 멘쯔유를 사용해 깊고 맑은 감칠맛을 완성한다. 소바면 역시 기성 제품이 아닌 밀양의 전문 제면소와 함께 수차례 연구를 거쳐 개발한 전용 면을 사용한다. 밀의 배합부터 삶았을 때의 탄력, 목 넘김까지 세밀하게 조율한 끝에 지금의 식감을 완성했다. 신 셰프는 좋은 소바는 자극적인 맛보다 먹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음식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화려한 토핑보다 면과 육수의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담백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한 그릇, 그것이 멘야미코가 추구하는 소바의 모습이다.
그의 직업 철학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달라졌다. 30대에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요리가 나온다’는 말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여기서 말하는 건강은 단순히 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 정신까지 모두 건강해야 좋은 음식과 좋은 서비스를 오래 이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가장 먼저 운동을 한다. 그리고 요리와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간다. 인공지능(AI) 연구자, 예술가, 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는다. 요리는 다른 분야와 연결될 때 더 큰 가능성을 가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동민 셰프는 요리를 ‘그 이유를 알고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왜 이 재료를 사용하는지, 왜 이 계절이어야 하는지, 왜 이 조리법을 선택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이 진짜 요리라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요리는 기술보다 태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재료를 찾기 위해 산지를 찾아가는 시간도, 누구보다 먼저 출근했던 젊은 날도, 일본에서 다시 설거지부터 시작했던 경험도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는 새로운 식재료를 찾아 산지를 찾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계절의 가장 좋은 맛을 한 접시에 담아내는 사람. 신동민 셰프의 요리는 그렇게 오늘도 주방이 아닌, 세상과 사람 사이에서 시작되고 있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