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프랑스 총리실…직원들 잇단 극단 선택

잦은 총리 교체·비용 절감 위한 개편 겹쳐 조직 내 긴장 팽배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수사도

프랑스 총리실 직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해 부처가 자체 조사에 나섰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신고도 검찰에 접수돼 수사 당국까지 나섰다.

3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 따르면 지난 3월 총리실 산하 공무원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프랑스 총리실. EPA연합뉴스

한 명은 사소한 문제로 상사와 격렬한 언쟁을 벌인 뒤였고, 또 한 명은 소속 부서가 인력 감축을 동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었다.



그로부터 몇 달 전인 지난해 10월엔 또 다른 직원이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올해 4월엔 서신 담당 부서에서 근무해 온 직원이 기차역에서 선로에 뛰어들려다 다른 승객의 개입으로 가까스로 살았다.

이 직원의 변호사는 "의뢰인은 직장에서 투명 인간 취급받았다. 회의에도 초대받지 못했고 조직도에서도 제외됐으며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다. 마치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처럼 조롱과 비난을 받고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직원은 노조에 신고하고 상사에게도 보호 조치를 요청했으나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내부 감사 결과 심각한 직장 내 스트레스 상황이 확인됐지만 그에게 제시된 유일한 선택지는 부서를 떠나는 것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이 직원은 지난 6월 수사 당국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고 현재 예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총리실 직원들은 2년 동안 네 번이나 교체된 총리와 공무원 조직 개편으로 인한 불안정한 분위기를 직원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프랑스에서는 2024년 6월 9일 하원 해산 후 2년 동안 총 네 명의 총리가 바뀌었다.

한 직원은 "마치 4∼6개월마다 새로운 군대가 들어오는 것 같다. 비서실장이 갑자기 부임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려고 한다. 팀이 바뀌고 사무실이 개조되는 등 모든 것이 새 상관의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고 토로했다.

이런 불안정성은 조직 내 긴장을 유발하고 이미 긴장이 팽배한 특정 부서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다.

여기에 비용 절감을 위한 조직 내 구조적 변화까지 겹치고 있다.

한 직원은 "기관들이 합병되고 직원 수는 줄어들고 계약직 비율이 늘어나면서 공동체 의식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민간 부문 출신 관리자들이 총리실 경력을 쌓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기술적으로는 유능하지만 급진적 관리 스타일을 갖고 있다"며 "공공 서비스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와서 훈계를 늘어놓고 떠나기 전에 많은 걸 망가뜨린다"고 불평했다.

그는 "정치 체제나 공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개혁이 필요한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무법지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차역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직원의 변호사는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직원들 간 잔혹한 경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 성공하려면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한다. 치열한 경쟁으로 공무원들이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어가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