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보다 호가 조정이죠”…양도세 중과 완화에 달라진 시장

매도보다 관망 여전…호가 조정 움직임은 확대
전문가 “서울 핵심지역 가격 하락 효과는 제한적”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함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종부세 강화에 맞춰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개인별 세 부담과 주택 보유 여력에 따라 매도와 관망이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중과 재개를 믿고 급매에 나섰던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정책 신뢰를 둘러싼 불만도 제기된다. 

3일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등 주변 아파트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4년간 유예했던 중과세를 재개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를 가산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각각 10%포인트와 15%포인트를 더한다. 2029년부터는 2주택자에게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30%포인트를 가산하는 현행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된다.

 

정부는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양도 단계의 세 부담을 일시적으로 낮춰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세율 조정만으로 매물이 크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조치는 양도세 중과를 없앤 것이 아니라 세율을 낮춘 것”이라며 “세 부담이 일부 줄더라도 매물이 대거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9일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 뉴시스

서울 강남권에서는 매물보다 호가 조정 여부가 거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은 이미 많이 나와 있지만 호가를 지나치게 높게 부르다 보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얼마면 팔리겠느냐’고 묻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에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내놓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실제 거래 가능한 가격에 맞춘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의 효과가 지역과 보유 형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양도세 중과 완화는 일부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지만 실제 매도 여부는 개인별 세 부담과 보유 여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서울 핵심 지역은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매물이 늘더라도 시장이 상당 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정책 신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면서 “4년간 중과 유예를 이번에는 반드시 원칙대로 종료한다”고 밝혔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중과세율을 낮추기로 한 것이다. 개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당시 집을 판 것을 후회하며 계약을 취소하고 싶다는 집주인도 있었다”면서도 “최근에는 현실적인 가격에 매도하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