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덮친 전쟁의 포화…러 흑해 해변 드론 폭발로 7명 사망 [오늘의world+]

어린이 3명 포함 7명 숨져…피서객 몰린 해변 순식간에 아수라장
러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공격”…방공망 요격 중 추락 가능성도

무더위를 피해 바다를 찾은 피서객들이 난데없이 전쟁의 포화에 휩쓸렸다. 러시아 남부 흑해 연안의 휴양지 해변에 드론이 추락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한 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3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겔렌지크 인근의 휴양지 아르히포오시포프카 해변에 드론이 떨어져 폭발했다. 크라스노다르주 비상대책본부는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 3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40명 가운데 2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치료받았다. 일부 부상자는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겔렌지크 인근 아르히포오시포프카 해변에 드론이 떨어져 폭발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사고 당시 해변에는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바다와 해변에 있던 피서객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가운데 드론으로 보이는 물체가 빠른 속도로 해변에 떨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곧이어 큰 폭발이 일어나자 수영복 차림의 관광객들이 물 밖으로 뛰어나오거나 몸을 숙인 채 황급히 대피했다.

 

로이터통신과 BBC는 해당 영상이 아르히포오시포프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했다. 휴가를 보내던 피서지가 불과 몇 초 만에 전쟁터로 바뀐 셈이다. 일부 목격자는 드론이 추락하기 직전 기관총을 연상시키는 연속적인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방공부대가 드론을 요격하려다가 잔해가 해변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크라스노다르주 당국도 피서객들이 드론의 직접 타격이 아닌 추락한 잔해에 맞아 숨지거나 다쳤다고 설명했다. 피서객들은 드론이 눈앞에 나타난 뒤에도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할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아민 콘드라티예프 크라스노다르주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가 군사시설과 무관한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을 비난했다.

 

아르히포오시포프카는 흑해를 끼고 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다. 인근 겔렌지크와 함께 매년 여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으로, 전쟁이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는 수백㎞ 떨어져 있다.

 

흑해 연안과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는 러시아인들이 즐겨 찾는 국내 휴가지이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 범위가 확대되면서 더 이상 전쟁의 안전지대로 보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