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왕위 계승 서열 2순위 공주가 군에 입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으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덴마크가 징병제를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덴마크의 신규 징집병 약 1600명은 이날 새롭게 확대된 의무 복무를 시작했다. 이들은 5개월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6개월간 실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덴마크의 군 복무 기간은 당초 4개월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방력 강화를 위해 11개월로 연장됐다. 징병 대상도 만 18세 이상 여성들로 확대됐다.
이날 입대한 신병 가운데 프레데리크 10세 국왕과 메리 왕비의 둘째 딸인 이사벨라 공주(19)도 포함됐다. 이사벨라 공주는 배낭을 멘 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슬라겔세의 병영에 도착했다. 근위 후사르 연대에서 무보수로 복무할 예정이다.
덴마크 왕실은 다른 유럽 왕실과 마찬가지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왕위 계승 1순위인 크리스티안 왕세자도 징집병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작년에 육군 소위 양성 과정을 시작했다.
덴마크의 여성 징병제는 지난해 7월 처음 시행됐다. 이 조치로 만 18세 이상 여성도 남성과 같이 추첨을 통해 의무 복무 대상이 됐다. 다만 오랫동안 병력이 자원자로 채워져서 추첨은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데만 사용됐다.
여성들은 이전에도 자발적인 지원으로 군 복무에 참여할 수 있었다. BBC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약 4700명의 군 복무자 중 약 24%가 여성 자원자였다.
이번 징병제 확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과 맞물려 정치적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덴마크는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합병 의사를 단호히 거부하며 안보 강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그린란드에 사상 처음으로 징집병이 배치된다. 100명이 넘는 징집병으로 구성된 중대급 부대가 한 달 동안 파견돼 직업 군인으로부터 작전 임무를 인계받을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파병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그린란드 합병 압박 속 정치적 의미를 지닌 조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