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빈총 경계·무인기 소동에 영외 총기 사고… 나사 풀린 軍

[서울=뉴시스] 육군은 22일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열쇠전망대에서 국방부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GOP 대대 임무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육군 5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모습. (사진=육군 제공) 2024.05.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제 경북 포항의 해병대 간부 영외숙소에서 해병대 1사단 소속 중사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출근 시간에도 연락이 닿지 않자 소속 부대 관계자가 숙소를 찾았다가 신고했다고 한다. 과도한 업무 부담이나 직장 내 괴롭힘 등은 없었는지 밝혀져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실한 총기·실탄 관리 실태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선 K1 계열 기관단총과 탄피 1개, 쓰지 않은 실탄 수발이 함께 발견됐다. 군 당국 초기 조사 결과 총기 등은 최소 60시간 영외에 있었지만, 부대는 제대로 파악조차 못 했다고 한다. 부대의 지휘·감독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군 기강 해이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작년 9월에도 대구시 수성못의 화장실 인근에서 K2 소총과 실탄을 무단 반출한 육군 3사관학교 소속 대위가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대구의 육군 사단에서 신병과 부사관이 소총을 렌터카에 두고 내린 뒤 잊고 있다가 사흘 후 민간인의 경찰 신고로 회수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부대까지 몰랐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휴전선 인근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한 미군 무인기를 오인해 격추할 뻔했는데, 육군 관할부대인 제1군단 실무자가 전날 미군으로부터 전달받은 비행계획을 제대로 보고·전파하지 않은 탓이다. 공문이 아닌 문자 메시지로 일방 통보한 미군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묵살하고 상부 보고까지 누락한 건 ‘실수’나 ‘관행’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더구나 1군단은 최근 일반전초(GOP)와 최전방소초(GP) 경계작전에 ‘실탄 미장착’ 지침을 내렸다가 ‘빈총 경계’ 논란까지 빚은 바 있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의 기강 해이 실태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그제 국방부는 한기성 1군단장을 직무배제 조치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안규백 장관 지시로 긴급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군 대상 특별기강 점검을 지시했다. 사후약방문이 아닐 수 없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공군의 E-737 조기경보기에서 결함 103건이 발생했다는 본지 보도까지 나왔다. 근본적인 결함 원인부터 찾지 못한다면 상시적인 대북 감시정찰엔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군 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군 기강확립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주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