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정원을 2874명으로 확정하고 경력 10년 이상인 검사는 3급, 10년 미만인 검사는 4급 수사관으로 임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올해 10월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중수청이 문을 열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검사들 사이에선 임용 계급과 관련해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 같은 내용의 ‘중수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및 ‘중수청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5∼10일 입법 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제정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수사와 공소, 재판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전국 6개 고등법원에 대응한 서울·수원·대전·부산·대구·광주 등 6개 지방청과 본청으로 구성된다. 본청이 수사 지휘·감독, 수사 및 인권 보호 정책 등을 맡고, 각 지방청이 관할 구역 내 ‘7대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구조다.
중수청 정원은 특정직 공무원인 수사관이 2567명, 나머지 307명은 일반직 공무원 등이다. 본청은 차관급 청장, 1급 차장 등 396명, 6개 지방청은 1급인 청장을 비롯한 2478명으로 구성된다.
서울청만 차장이 3명이고 지방청 정원의 절반가량인 1089명이 배정됐다. 서울, 인천, 경기 북부, 강원 등 관할 구역이 넓고 중대범죄 사건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가장 큰 관심사인 검사 임용은 법조 경력, 현행 검사의 보수와 처우, 종전 보직 등에 따라 1∼4급 수사관으로 차등화한다. 중수청 수사관은 1∼9급으로 구분되는데,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 검사급 2급, 그 외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으로 설정됐다.
본인이 희망하면 별도 시험 없이 임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 특례는 내년 4월30일까지 한시 적용된다. 보수는 중수청 임용 전후를 비교해 유리한 금액이 지급된다.
권한 집중 방지와 민주적 통제를 위해 수사관 임용권은 분산시켰다. 대통령이 2급 이상, 행안부 장관은 3~5급(파면·해임 제외) 임용권을, 중수청장은 1~5급 임용 추천권과 5급 전보 및 6급 이하 임용권을 갖는다. 또 개청준비단 측은 “중수청장은 독자적 예산 편성권도 가지는 등 상당한 자율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중수청 직제는 부패, 경제, 방위 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 보호 범죄, 사이버 범죄, 지난 3월 도입된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에 특화된 하부 조직으로 이뤄졌다. 서울청은 경제범죄·금융범죄·반독점·반부패·마약·첨단 수사국, 다른 지방청들은 경제범죄·반부패 수사국으로 꾸려진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중수청이 보완 수사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전담할 ‘사회약자범죄특별수사’ 과 또는 팀을 설치한다.
중수청개청준비단은 5∼12일 전국 18개 지방검찰청에서 검사와 수사관 대상 임용 설명회를 열며 본격적인 인력 충원에 나선다. 7∼20일 임용 희망 신청을 받아 9월 말까지 임용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검찰 인력 중 중수청 임용 희망자를 우선 충원해 검찰 인력의 이관 규모가 정해진 뒤 경찰,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전문 인력 충원 규모를 판단해 경력경쟁채용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검찰 내부에선 검사의 중수청 수사관 임용 직제를 두고 “더 세부적인 내용이 나올 때까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초임 시절부터 3급 대우를 받아 온 검사들이 중수청에서 3·4급 상당으로 임용되는 것을 두고 “유인책이 될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일선 검사는 “당장 배포된 직제만 봐서는 검사들이 중수청에 가서 연차별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검사들이 (공소청이 아닌) 중수청을 택하는 건 검사직을 그만두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건데 확실한 이점이 있지 않다면 안 가려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중수청개청준비단장인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검사 유인책과 관련해 “우수한 수사 인력이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잘 마련하고, 청사와 정보 시스템 등 개청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