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체했던 코스닥 시장에 사상 처음 3거래일 연속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순환매가 이뤄진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규제 효과가 코스닥 반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국내 증시가 급등한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로 집계돼 두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코스닥 3연속 매수 사이드카…바이오주 낙수효과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43.37포인트(5.88%) 상승한 780.72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부터 강한 매수세가 몰리며 10시47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달 31일과 전날에 이어 역대 최초 3거래일 연속 발동이다. 기관이 540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700억원, 2500억원을 팔아치웠다. 알테오젠(+9.29%), 에코프로(+5.94%), 에이비엘바이오(+13.24%), 리가켐바이오(+15.20%)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코스피의 대형 반도체주들에 쏠렸던 자금이 코스닥으로 순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레버리지 ETF 매수를 위한 기본예탁금이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축소된 투자자금이 코스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에서 31일 3조1518억원, 이달 3일 1조3872억원으로 빠르게 줄었다. 4일에도 1조255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높은 예탁금 벽에 막힌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7월1∼30일 39%에서 제도가 시행된 7월31일∼8월3일 27%로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의 비중은 21%에서 40%로 크게 증가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떠난 자금이 제약·바이오, 로봇 등으로 이동하며 순환매가 유입됐다”며 “지난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시행과 함께 전망했던 대형 반도체 쏠림 완화에 따른 중소형 성장주 낙수효과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IPO 시장은 위축… 하반기 개선 기대
올해 상반기 증시가 훨훨 난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의 상장 건수와 공모 규모 모두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와 증시 활황이 겹치면서 공모 시장이 얼어붙었고, 기업금융(IB)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하반기에는 대어급 IPO가 잇따라 대기하고 있어 시장 분위기가 점차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상장 기업 수는 2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42개) 대비 33.3% 감소했다. 상반기 공모 규모는 1조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492억원보다 30% 줄었다. 2024년 상반기 IPO 상장 기업 수(48개) 및 공모 규모(1조5562억원)와 비교해도 건수와 규모 모두 크게 축소됐다.
증권가는 국내 IPO 시장의 부진으로 중복상장 심사 강화 예고와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를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3일부터 중복상장 원칙 금지를 담은 새 제도가 시행되면서 IPO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는 데다 폭등하는 증시도 IPO 시장 소외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장기 흐름 관점에서도 너무 안 좋은 상황”이라며 “미국 IPO 시장이 5년 만에 풍년을 맞이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IPO 시장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주요 증권사의 IB수수료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그동안 IPO 주관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IB수수료 수익으로 1318억원을 벌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2553억원) 대비 반 토막 난 수치다. 또 다른 IPO 강자로 꼽히는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IB수수료수익은 20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78억원과 비교해 14% 줄었다.
다만 증권가는 하반기 시장 분위기는 점차 살아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소노인터내셔널과 무신사 등 대어급 IPO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물가상승률 2.8%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내려왔다. 한은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7월 소비자물가 등의 데이터를 참고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과 2월에 2.0%로 안정된 수준을 보였으나, 3월 2.2%, 4월 2.6%, 5월 3.1%, 6월 3.2%로 상승흐름을 보였다. 5월과 6월에는 중동전쟁 여파로 치솟은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으나,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7월 물가상승세도 둔화했다.
7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5.5% 올라 6월(24.7%)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석유류의 물가상승 기여도는 0.60%포인트로 6월의 0.93%포인트 대비 축소됐다. 품목별로 봤을 때 경유(33.7%→21.5%)와 휘발유(23.1%→12.6%)의 상승폭은 전월 대비 작아졌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7월 물가가 3.1%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유류를 포함하는 공업제품의 소비자물가는 3.7% 오르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칩플레이션 영향을 받은 컴퓨터(25.1%)와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22.5%)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있었던 일부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 기저효과에 크게 영향받아 7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