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전북에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5명에 달하자 고령층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여름 전북지역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5명으로 전년(5월 15일∼9월 25일) 1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달 27일과 29일 김제의 밭에서 90대 2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같은 달 15일 정읍의 텃밭에서 쓰러진 70대가 병원 치료를 받다가 보름 뒤 끝내 사망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고령층의 온열질환을 막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농작물을 돌보기 위해 밭에 나가는 노인들이 많은 데다가 원룸 등에 홀로 거주하는 노인은 마을 방송이나 아파트 안내방송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어르신 중에는 폭염을 '좀 더 더운 날'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마을 안내방송을 하거나 현장 예찰 활동을 강화해도 (일부 농민은) '일을 안하면 고추나 깻잎은 어떡하냐'며 밭에 나간다"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가 생활지원사나 요양보호사를 통해 어르신을 직접 방문해 안전 수칙을 안내하고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으나, 이 역시 대상이 한정돼있고 24시간 돌볼 수 없어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구급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시골지역은 폭염 대책이 미치지 못해 더욱 취약하다.
권요한 전북도의원은 이달 3일 완주군 동상면에서 온열질환(열사병)으로 위독한 환자가 발생했으나 119안전센터의 부재와 원거리 출동에 따른 문제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 인근에 119안전센터가 없어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 23분가량이 소요됐다. 이후 환자는 사망했다.
권 의원은 "산간 지역이라는 이유로 출동에 20분이 넘게 걸려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도민의 생명은 거주 지역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농촌지역의 온열질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차량을 이용한 반복적 마을 순찰, 드론 등을 활용한 예찰, 전화를 통한 안부 확인, 구급 체계 구축 등 보다 정밀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후 대응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현장 밀착형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폭염은 새로운 재난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그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며 "선풍기를 전달해도 전기요금이 걱정돼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어르신들이 폭염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세세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학교 방학과 겹치는 폭염 절정 시기에는 강당 등 한곳에 어르신들이 모여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다"며 "이상기온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의 예방수칙 안내나 방문 돌봄에서 더 나아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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