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 공시 의무화 법안 발의…자율공시서 법정공시로

12월 결산법인 2028년 첫 공시…2030년 제3자 인증
초기 3년 책임 완화…고의 허위공시도 형사책임 면제

기업의 자율에 맡겼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한 의원은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와 제3자 인증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달 8일 당정협의에서 확정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의 후속 입법이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SG란 기업의 탄소배출과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분야, 노동·인권 등 사회 분야, 이사회 운영 등 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뜻한다. 현재도 일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법정 의무가 아닌 자율 공시다.

 

개정안에는 사업보고서에 기업의 자금조달이나 재무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SG 정보를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자율적으로 공개해온 ESG 정보가 투자자들이 확인하는 법정공시인 사업보고서에 포함된다. 구체적인 공시 대상 기업의 자산 규모와 공시 항목은 대통령령으로 결정된다.

 

공시 의무는 2027년 1월1일 이후 시작하는 사업 연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2027사업연도 내용을 담아 2028년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부터 첫 공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업이 공시하는 ESG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된 제3자 인증도 의무화했다. 제3자 인증은 2029사업연도 정보를 담아 2030년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부터 적용된다. 인증 기관은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전문인력과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인증기관이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위반 유형에 따라 등록취소·업무정지·과징금·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증기준을 어겼을 경우에는 인증보수의 최대 5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기업이 새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초기 3년간 책임을 완화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각 기업이 공시 의무를 처음 적용받는 3개 사업연도에는 고의 없이 발생한 오류·누락에 대한 행정·민사·형사책임이 면제된다. 고의로 허위공시한 경우에는 민사·행정책임을 지지만, 새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형사책임은 초기 3년간 면제된다.

 

한 의원은 “기업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공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