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안 듣는 ‘슈퍼박테리아’ 잡는 바이러스 국내서 발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담수 시료서 신종 바이러스 확인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8종 사멸…차세대 항균 치료제 기대

여러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이른바 ‘슈퍼박테리아’를 공격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발견됐다.

 

이 바이러스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항균 치료 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이 발견한 신종 박테리오파지 A3676P. 낙동강생물자원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생물자원은행에 보관 중인 하천·호수 시료를 분석한 결과 신종 박테리오파지 ‘A3676P’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숙주로 삼아 증식하는 바이러스로, 사람이나 동물의 세포가 아닌 특정 세균만 선택적으로 감염해 파괴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항생제가 듣지 않는 세균을 제거할 수 있는 차세대 항균 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 결과, 이번에 발견된 박테리오파지는 3개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Acinetobacter) 8종을 동시에 사멸시키는 능력을 보였다.

 

아시네토박터는 하천과 호수 등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으로, 일부 종은 병원에서 폐렴과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균이다. 특히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는 여러 항생제에도 치료가 어려워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약 개발이 가장 시급한 병원체 가운데 하나로 지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박테리오파지가 특정 1~2종의 세균에만 작용하지만, 이번 신종 파지는 서로 다른 아시네토박터 균주에도 폭넓게 감염해 항균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성도(pH)와 온도 등 주변 환경이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항균 활성을 유지했으며, 세균을 감염시킨 뒤 빠르게 증식해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는 특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다제내성 세균 감염 치료를 위한 박테리오파지 기반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연내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의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발견한 신종 박테리오파지가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여러 종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병원 내 감염 관리는 물론 수처리, 환경 정화, 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미생물 제어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