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정책모기지인 보금자리론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규제지역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면서 상반기에만 연간 목표액의 70%가량이 조기 소진됐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상반기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13조4909억원이다. 전년 동기(7조9504억원) 대비 69.7% 급증한 수치로, 연간 공급 목표액(20조원)의 67.5%에 달한다. 특히 수도권·규제지역 내 공급 건수는 2만7032건으로 전체(5만6218건)의 48%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체 공급 건수(4만9699건) 중 해당 지역 비중이 41.2%였던 것에 비해 쏠림이 심화했다. 공급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하반기 5조15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조265억원으로 늘었다.
이런 현상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축소와 수도권 집값 상승 흐름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1·2금융권 대출이 제한되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보금자리론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정부 출범 이후 매매가격지수 상승세가 이어지며 6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자극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150.6에서 올해 5월 160.4로 6.5% 올랐다.
연이은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에도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주금공이 이날 8월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다섯 차례 금리가 인상돼 누적 1.25%포인트 올랐다.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 금리가 연 4.90∼5.20%로 2022년 12월 이후 처음 5%를 웃돌고 있으나, 시중 대출금리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보금자리론 쏠림에 따라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의 올해 상반기 발행액도 11조71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8.1% 늘어 전체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빠른 한도 소진에 주금공은 대출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특히 수도권·규제지역에 대출이 쏠리는 점을 고려해, 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보금자리론을 신청할 때 붙는 가산금리를 기존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상향해 지난달 31일 신청분부터 우선 적용 중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과 실수요자에게 중단 없는 공급이 이뤄지도록 관계 부처와 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