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가 김문관(62·사법연수원 23기) 부산지법원장과 김성수(58·연수원 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정중(60·26기) 광주지법 부장판사, 김예영(51·30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4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이들의 과거 주요 판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의 주요 판결·업무 자료를 공개했다.
먼저 김 법원장은 2014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납품청탁과 함께 17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간부에게 검찰 구형량(징역 8년)보다 높은 징역 15년을 선고한 사건이 주요 판결로 꼽혔다. 이밖에도 임대차 기간이 5년을 초과하더라도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보호 규정이 적용된다는 판결, ‘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해 재심 사유를 적극적으로 인정한 판결 등을 내놓았다.
김성수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서울고법 형사6부 근무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주심을 맡아 1심의 징역형 집행유예를 깨고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조희연 당시 서울시교육감이 선거 상대편인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직 상실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 25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주심으로서 선고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며 조 교육감은 직을 유지했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의 재판장은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다.
김정중 부장판사는 공법 분야에 정통한 법관답게 행정사건들이 주요 판결로 꼽혔다. 그는 행정소송 재판을 8년간 맡았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법행정조(5년), 헌재 헌법연구관(2년)으로 근무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장 재직 당시, 육아기 여성 근로자에 대해 사업주가 본채용을 거부한 사건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 의무’를 최초로 인정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문서 공개 소송에서는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행위에 대해 최초로 사법심사 가능성을 인정하고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과 법관대표회의 의장을 지낸 김예영 부장판사는 2023년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행·폭언을 해 죽음에 이르게 한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형사사건 항소심에서 주심을 담당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벨루가 수조 전시’에 반대해 시위를 하다 업무방해로 기소된 환경운동가의 사건에선 동물의 생태적 권리와 인간의 법적·윤리적 책임을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7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들 중 1명에 대한 임명을 제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