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주택의 가액이 같아도 ‘똘똘한 한 채’보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무거워 조세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정부 세제개편안이 이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주택자 세율이 2028년부터 다주택자 수준으로 일원화되지만 다주택자 기본공제액이 줄어드는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80%로 차등 상향돼 두 집단 간 격차가 오히려 더 커진다는 것이다. 초고가 밑 상급지에 살고 있는 1주택자가 과도한 세제 혜택을 받게 되면서 자산 과세 정상화 취지가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참여연대가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세액공제 없다고 가정)를 보면 시가 30억원 주택에 거주하는 1주택자의 올해 종부세는 276만4000원인데 2028년 234만5000원으로 감소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70%로 오르지만, 과세표준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구간에 속해 세율이 현행 수준(0.7%)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기본공제금액이 14억원까지 오른 덕에 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종부세는 시가에 현실화율을 적용해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여기에 기본공제금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반영해 과표를 산출하고, 여기에 세율을 곱한 후 각종 공제액을 빼 도출한다.
하지만 같은 30억원 시가라도 3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올해 420만6000원에서 985만원으로 2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세 부담이 급증하는 건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우선 2028년부터 다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1주택자 대비 10%포인트 높아진다. 또 기본공제금액이 다주택자에 불리한 방식으로 변경되는 것도 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다주택자 기본공제는 기본 4억원에 ‘5억원×거주용 주택가액/주택가액 합계액’을 더하는 식으로 바뀐다. 참여연대는 3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15억원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를 상정했는데, 이에 따라 기본공제액이 6억5000만원에 그쳤다. 다주택자 현행 기본공제액이 9억원인데 개편안에 따라 공제액이 2억5000만원 줄어 세 부담은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30억원 1채를 가진 사람과 같은 시세로 주택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간 세 부담 차이가 현행 144만2000원에서 2028년 750만5000원으로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1주택자(거주)와 2주택자·1주택(비거주)과 격차가 커지는 것도 문제다. 실제 시가 30억원 2주택자(조정지역)의 2028년 종부세는 898만4000원으로 거주 1주택자와 세 부담 격차가 663만90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같은 시가의 주택임에도 1주택자 대비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높아 공평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개편안은 세율을 주택 수에서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면서도 기본공제금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수에 따라 격차를 벌려 규정 간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