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 상고심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 당시 국무회의 등에 참여한 국무위원들도 내란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할지에 대한 통일된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대법원은 5일 “두 사건은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고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하며, 두 사람이 공범관계에서 함께 심리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각 소부의 요청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법원이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이 기소한 사건을 전합에 회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은 비상계엄의 법적 성격과 당시 국무위원들의 행위에 대한 평가를 이번 판결을 통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 경우 서울고법에서 심리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2심 판단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앞서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측은 자신들의 사건을 전합에 회부해 달라는 의견서를 각각 대법원에 냈다. 이들은 두 사건의 쟁점이 중복되는 만큼 사실관계와 법리에 통일을 기할 필요가 있고, 항소심 심리 중인 윤 전 대통령 내란 사건의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전합 심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내란 특검팀은 “실익 없는 ‘시간 끌기’”라며 반대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3일 내란 목적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막아야 할 의무를 어긴 채 적법한 국무회의 심의가 이뤄진 것처럼 외관을 갖추도록 건의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23년,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장관은 계엄법상 주무 부처 장관임에도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전합 회부 결정으로 ‘3심은 2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고 정한 특검법상 선고 시한은 지켜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두 사건의 시한은 각각 이달 7일과 12일이었다. 다만 이는 사실상 훈시 규정으로 강제성은 없다.
대법원은 앞서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사건 상고심도 전합에 회부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씨와 엇갈리는 하급심 판단을 받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