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 키우고 품질은 그대로… 가성비 ‘단기비육 한우’ 뜨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평균 31.7개월→28개월로 조기 출하
사료·관리비 등 생산 비용 부담 낮춰
‘농가 간 노하우 전수 멘토링’ 큰 호응

사육기간을 줄여 생산비를 낮추면서도 품질은 유지하는 ‘단기비육 한우’가 새로운 생산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마련한 ‘소 사육방식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단기비육 경험이 있는 선도농가가 다른 농가에 사양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는 ‘단기비육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기비육 한우는 평균 31.7개월인 한우 사육기간을 28개월 이하로 줄여 생산한 한우를 말한다.

지난 7월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한우 등심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단기비육 생산 확대에 나선 것은 소비자에게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를 공급하고,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낮춰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우를 오래 키우면 고급육 생산에는 유리하지만 사료비와 관리비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최근에는 사료 가격 상승에 더해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로 축사 유지·관리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농가의 경영 부담이 커지는 추세다. 소비 형태도 예전과 달라졌다. 최고 등급이나 마블링보다 국거리·불고기·장조림용 등 일상 소비용 한우를 찾는 실속·가성비 소비가 확산하면서 생산방식의 변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기비육은 단순히 출하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이 아니다. 좋은 송아지를 선발하고 성장 단계에 맞춰 사료를 급여하는 한편 축사 환경과 증체 상태를 세밀하게 관리해 가장 적절한 시점에 출하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육기간만 무리하게 줄이면 도체중이 감소하거나 육질 등급이 낮아져 농가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단기비육 경험을 현장에 확산하는 멘토링 사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선도농가가 성장 단계별 사료 급여량과 송아지 관리, 적정 출하시기 판단 등 실제 사육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전수하는 방식이다. 선도농가는 농장마다 송아지의 성장 특성과 사료 급여 방식, 축사 환경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교육보다 농장 여건에 맞는 현장 조언을 통해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단기비육은 한우를 무조건 빨리 출하하는 기술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생산성과 품질을 함께 확보하는 ‘잘 키우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단기비육이 현장에 자리 잡으려면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농협 등 생산자단체와 유통업계는 농가별 출하 성적을 분석하고 사양관리와 출하 상담을 지원하는 한편, 단기비육 한우가 안정적으로 판매될 수 있는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가격과 용도에 따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기존 등급 대신 ‘엄선·실속·알뜰’이라는 별도 표시도 적용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단기비육 한우는 사육기간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과 품질을 함께 확보하는 새로운 사육모델”이라며 “단기비육 한우와 현장 멘토링이 한우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생산·유통 기반을 지속해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