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를 넘어 철강·석유화학 등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제조공정 혁신에 나선다. 우리 주력산업에 ‘AI의 옷’을 입혀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올해 3%를 바라보는 성장세에도 ‘K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취약계층 안전매트 강화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기초연금·퇴직연금 등 구조개혁에도 나선다. 정부는 특히 결혼·출산·문화 등 청년에 대한 단계별 맞춤형 정책을 구체화해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6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구조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반도체 온기가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는 현상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고 개최됐다. 반도체 외에 다른 산업의 구조혁신이 지체되고, 자산·소득 등 격차가 이어질 경우 잠재성장률 반등이 힘들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정부는 우선 산업구조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AI를 기반으로 제조혁신에 나서는 동시에 고부가·친환경 전환 등을 통해 철강 등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제2·제3의 반도체와 같은 혁신 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철강, 석유화학, 가전, 조선, 자동차, 바이오 등 주력산업별로 고도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가령 철강의 경우 철강산업 특화 AI 제조공정 혁신 및 수소환원제철, 특수탄소강 등 고부가·친환경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4분기에는 철강산업법에 따른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석유화학은 특화 AI 제조공정 혁신 및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한편 석유화학 생태계 강화를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올해 4분기 중 마련한다.
피지컬 AI도 중점 과제로 제시됐다. AI 패러다임이 연산·추론에서 행동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로봇 등 전산업에 피지컬 AI 도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3대 핵심(액추에이터·센서·로봇손) 부품 전용 연구개발을 신설하고, 화학 등 10대 주력산업 특화 휴머노이드를 개발한다.
성장의 온기를 확산하기 위해 격차 해소와 안전망 구축에도 나선다. 취약계층의 생계·금융 관련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하반기 중 ‘안전매트 강화방안’을 마련한다. 생계·의료급여 등 복지수급기준 개편 등 제도개선도 병행한다. 정부는 ‘청년-중장년-고령층’에 대한 단계별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분기 중 기초연금 및 퇴직연금 제도도 개편하기로 했다.
기업의 업무방식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AX(인공지능 전환)에 맞춰 직업훈련도 강화한다. 구 부총리는 “청년·재직자·전직자 등 AX 대응을 위한 추진과제를 3분기 중 구체화해서 이행하는 한편,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X 대응 관련 대책으로는 내일배움카드 개편이 논의됐다.
정부는 청년 정책과 관련해서는 사회진입 단계별 맞춤형 정책방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일자리, 주거, 자산형성 등 생애 길목마다 발생하는 청년층의 어려움을 맞춤형으로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청년층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AI 등 전문인력을 20만명 넘게 양성하고, 문제해결형 인력 매칭 및 민간·공공일자리 20만개 창출할 계획이다. 창업가도 10만명 이상 양성한다.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선호입지·고품질·부담가능한 공공임대 유형을 신설해 청년에 우선공급하고, 즉시 입주가능한 매입임대를 확대하는 한편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도입한다.
정부는 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월 1회 이상 정례적으로 열어 이번에 논의된 구조적 과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일자리 회복방안과 퇴직연금 활성화방안 등 시급한 구조혁신 과제는 조속히 상정·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